[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1집의 妙技

〈제12보〉(208~227)=이번 통합예선 결승전 16판 중 9판이 한-중전으로 치러져 한국이 2승 7패로 완패했다는 얘기는 앞서 했다. 그런데 7패 중엔 조훈현(상대 왕야오) 박정상(왕시) 박지은(니우위티엔)이 나란히 기록한 반 집 패가 포함돼 있다. 운(運)도 따르지 않았다고 할까. 하지만 바둑이 세기(細技)화한 요즘엔 '반 집도 실력'이란 말이 정설이 돼가고 있다. 한중 간 결승에선 이희성과 허영호 둘만 승리했다.

208과 211은 비슷하지만 208쪽이 약간 더 크다. 흑이 손을 뺐을 때 210 먹여침이 정확한 착점. 흑은 내친김에 211로 따냈으나 참고1도에 비해 백이 1집을 벌었다. 그렇다고 211로 참고2도 1에 따내면 백4까지 선수로 들어 역시 흑의 1집 피해가 불가피하다. 도처에서 반 집에 땅을 치는 마당에 1집이란 얼마나 값진 소득인가.

215로 참고3도 1에 치중해 우하귀 백을 잡으러 가는 것은 6까지 연단수가 있어 안 된다. 216과 227은 맞보기. 219는 팻감이 많은 흑으로선 당연한 시빗거리다. 결국 224의 굴복을 받아냈다. 그런데 227로 '가'에 치중해 우하귀 백을 괴롭히는 수는 없었을까. (223…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