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환율, 北 전투태세 명령에 한때 63원 폭등… 외환당국 방치 안할 듯

 

국내 금융시장이 25일 북한 리스크(위험)의 여파로 하루 종일 요동쳤다. 코스닥 지수가 장중 8.4% 폭락하고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한때 60원 넘게 폭등하는 등 이날 금융시장은 패닉(공황) 상태에 빠졌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의 코스피지수는 25일 전날보다 44.10포인트(2.74%)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인 1560.83으로 거래를 마쳤다. 남유럽 재정 위기의 여파로 약 20포인트 하락하며 출발했다가 오전 10시 50분쯤 김정일이 전군(全軍)에 전투태세 명령을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추락을 거듭, 낮 12시 30분쯤 1532.68까지 떨어졌다. 개인 투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은 더 곤두박질쳤다.

코스닥시장은 결국 전날보다 26.37포인트(5.35%) 급락하며 역시 연중 최저치인 440.96으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이날 증시에서 6000억원 가까이 순매도(매도가 매수보다 많은 것)했지만, 오후 들어 연기금을 중심으로 기관이 5000억원 이상 순매수에 나서면서 낙폭이 상당 부분 줄어들었다.

일본 닛케이지수와 대만 자취안지수는 이날 남유럽 재정 위기 등의 여파로 나란히 3% 이상 급락했다. 중국 상하이증시도 한때 2% 가까이 떨어지는 등 약세를 보였고, 호주 증시도 3% 가까이 하락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팔고 있지만 국내 채권을 꾸준히 매입하는 것을 보면 '한국 탈출'이 본격화됐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투자자들이 유럽 재정 위기나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극단적인 결과를 상정해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최근 증시 상황에 대해 코스피 지수의 바닥권을 1550선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1600 밑으로 떨어진 지금이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도 하루 종일 출렁거렸다. 전날 스페인 중앙은행이 최대 지역 저축은행을 국유화했다는 소식에 10원 가까이 상승하며 출발한 환율은 북한의 전투태세 소식이 알려진 이후 한때 60원 이상 폭등, 1277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환율 급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구두(口頭)개입에 나서면서 전날보다 35.5원 오른 12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