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모처럼의 韓日戰

〈제1보〉(1~13)=한국 안조영(安祚永)과 일본 안자이(安齊伸彰)가 본선 진출권을 놓고 겨룬 일국. 누군가가 "종씨끼리 골육상쟁하네"하며 농담을 던진다. 아무튼 이색 조합(組合)인 것만은 틀림없다. 올해 31세의 안조영은 박승문 한웅규 김남훈(아마)를 꺾고 여기까지 왔고, 85년생인 안자이(25)는 호리모도(堀本滿成) 김혜림 덩웨이(丁偉) 등 동양 3국 기사를 골고루 제물 삼아 결승고지를 밟았다.

한국과 중국 두 나라가 주도하는 요즘 국제 바둑대회에서 한·일 간 결승카드 구경하기란 좀체 쉽지 않다. 일본에선 49명이란 대 부대가 현해탄을 건너왔지만 결승까지 살아남은 기사는 오직 안자이 1명뿐이다. '세계 바둑의 메카'라던 일본이 어쩌다가 해마다 전멸을 걱정해야 하는 수모를 당하게 됐을까.

2, 4의 양화점 포진에 안조영다운 다부짐이 전달돼 온다. 8로는 요즘엔 '가'로 벌리고 흑 8때 '나'로 자리 잡는 변화도 많이 나온다. 9는 외곽을 두텁게 만들어 중원 발언권을 높이고 싶을 때 선택하는 협공. 13까지는 불변의 정석으로 돼 있지만 12론 '다'로 집는 변화구도 있다. 참고도 12까지로 일단락되는데 흑 쪽이 더 만족스럽다 해서 요즘은 자취를 감췄다. 백4 때만 2분여를 썼을 뿐 초반은 쌍방 '노 타임'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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