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침입? 공격?

〈제2보〉(14~27)=안조영은 매력 덩어리 기사다. 과묵하고 진중한 성격, 처절한 승부사 정신, 마지막 초읽기 때의 1초도 아껴쓰는 지독함 등 '프로페셔널'에게 필요한 덕목을 빠짐없이 갖췄다. 날카로운 눈빛을 반짝이며 최선의 수를 찾아 집중하는 모습에서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귀기(鬼氣)를 느끼곤 한다. '반 집의 승부사'란 애칭이 보여주듯 극적(劇的) 결말의 '연출력'까지 지녔으니 흥행용으로도 특상품이다. 올해 31세.

14로는 그냥 16에 이을 수도 있지만, 18 방면의 축머리 활용을 위해 요즘은 대부분 이렇게 둔다. 19는 축머리 활용을 능률적으로 방지한 수. 우하귀 흑세가 두터워지는 상황에서 20 지킴은 반상(盤上) 최대처다. 다음 수가 어려워 보일 때 21로 뛰어들었다. 침입이라기보다는 우측 흑세를 의식한 공격수에 가깝다는 평.

22로 '가'에 씌워 중앙을 도모하는 전략은 어떨까. 그러나 참고도 2, 4의 사전 공작 후 6의 맥점이 기다리고 있다. 8까지 흑 만족. 백7로 8에 받으면 흑에게 A로 관통당해 백의 형태가 찢어진다. 23, 25로 안형(眼形) 확보를 서둘자 백도 26까지 귀를 단속하고 나섰다. 27로 뛰쳐나가니 누가 쫓고 누가 쫓기는지 아리송한 자세가 만들어졌다. 힘 대 힘의 중원 전투가 임박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