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혜선, 시상식에서 드레스 안입는 이유 최초 고백

"워스트드레서의 전설이 되어도 좋다??"

레드카펫 세리머니때 드레스를 입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구혜선이 처음으로 그 이유를 직접 설명했다.

31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남성성이나 여성성, 어느 한쪽도 부각시키지 않는 옷차림"이라고 설명한 구혜선은 "시상식 직후 한 블로거가 `워스트드레서의 전설이 되도 좋다. 이후 연출자로서 여성성이나 남성성 어느쪽에 기대지 않고 열심히 뛰어달라'는 글을 올려주셨는데, 참 고마웠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때 모든 여배우들이 드레스를 입고 레드카펫을 거닐 때 구혜선은 혼자 스키니진에 블라우스를 입은 매니시룩을 선보였다. 여기에 블랙 페도라와 타이, 앵클부츠로 포인트를 줬다. 이에 앞서 부천국제영화제에서도 중절모와 팬츠, 민소매 재킷을 매치했다. 또 연말 방송 시상식때는 교복 패션을 선보여서 또 한번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레드카펫=드레스'라는 공식을 깨서 신선하다는 호평도 있었지만, `T.P.O'에 맞지않는 워스트 드레서로도 종종 거론됐다.

이와 관련 구혜선은 "지금까지 배우로서 영화제에 초대를 받은 적이 없다"며 "단편영화 `유쾌한 도둑'의 감독으로서 참석하는 자리기에 드레스는 오히려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감독님들께선 청바지도 입고 정말 편하게 시상식을 즐기시더라"며 "드레스보다는 그런 옷차림이 맞는 듯해서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너무 편하더라"고 고백한 구혜선은 "행사 직후 이어지는 식사 자리나 사교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감독 구혜선으로서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레드카펫 행사때도 아주머니 팬들이 엉덩이를 두드려주시는 등 더 친근감을 느끼시는 듯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배우로 참가한 방송 시상식에서도 드레스를 `거부'한 이유는 무엇일까. "시상식 바로 전날 연락을 받았다"고 밝힌 구혜선은 "지난 한해 `꽃보다 남자'덕분에 얼마나 큰 사랑을 받았냐. 팬들의 사랑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시상식엔 꼭 교복을 입고 가겠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약속을 꼭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촬영 당시 입은 교복을 그대로, 넥타이만 리본 매듭으로 바꿔서 했다"는 구혜선은 "원칙적으로 드레스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당장 입으라면 오히려 어색할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한편 첫 상영 영화 `요술'의 6월 개봉을 준비하고 있는 구혜선은 뱀파이어의 사랑을 그린 차기작 시나리오도 병행 중. 이후 소규모 개봉 방식으로 연출 작업을 계속 해나갈 뜻을 밝혔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