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텐베르크 성경과 직지가 만났다

구텐베르크 성경, 마그나카르타, 프랑스 인권선언(인간과 시민에 관한 권리선언), 직지(直指), 팔만대장경, 조선왕조실록….

국가기록원 주최로 1일 개막해 6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제기록문화전시회'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의 대표작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다. 프랑스·독일·미국·일본·중국·몽골·말레이시아 등 18개국에서 출품된 세계기록유산 100여점을 비롯, 오늘날 인류를 있게 한 기록문화유산 1000여점이 전시된다.

이번에 전시되는 구텐베르크 성경은 1455년 구텐베르크가 서양 최초로 발명한 금속활자로 인쇄한 양피지본 성경 30권 중 남아있는 4권 중 하나로 현재 독일 베를린주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 한 페이지에 42줄로 인쇄되어 있어 '42줄 성경'으로도 불린다. 이보다 78년 앞서 고려 말(1377년)에 인쇄된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인 '직지'는 19세기 말 서울의 프랑스대사관에 근무하던 플랑시가 구입해 가져간 것으로 현재 프랑스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품은 복제본이지만 구텐베르크 성경과 함께 동서양의 금속활자 인쇄 기술을 비교해볼 수 있다. 외적의 침략을 불심(佛心)으로 막고자 1011년 제작된 '팔만대장경'은 내년으로 1000년의 역사를 맞이하는 인류의 기록문화유산이다. 이밖에 조선왕조실록·승정원일기·조선왕조의궤 등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우리 문화유산이 함께 전시된다.

전시장은 세계기록유산관, 국제기록관, 대한민국기록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제기록관에는 프랑스 잔다르크의 참전 기록과 나폴레옹의 유언장, 미국 독립선언서와 노예해방선언문, 돈황석굴에서 발견된 중국 최고(最古)의 종이 공문서, 일본의 도쿠가와 이에야스 문서 등 세계 각국의 기록문화유산이 전시된다. 대한민국기록관에서는 1948년 제헌헌법 초안, 4·19혁명 사망자 명부, 불조심 포스터와 간첩신고 표어, 새마을운동 간행물, 1987년 6·10대회 선언문 등 건국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www.iace.or.kr , (02)6002-88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