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가
한나라당의 완패(完敗)로 결론나면서, 국내 증시에 후폭풍이 불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야심 차게 추진하던
4대강 정비 사업과 세종시 수정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에, 관련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반면 야당의 선거 승리로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남북 경협 관련주가 대거 상승세를 보였다.
3일 유가증권시장의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1.44포인트(1.93%) 상승한 1661.84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1650선 위로 올라선 것은 지난달 17일 이후 보름여 만이다.
이날 국내 증시 강세는 간밤 미국 뉴욕 증시가 부동산 시장 회복 소식으로 2% 이상 상승한 것에 영향을 받았다. 일부 전문가는 천안함 격침으로 야기된 남북한 긴장 관계가 야당의 선거 승리로 더 이상 고조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김세중
신영증권 이사는 "외국인이 이날 국내 주식을 2000억원 넘게 순매수(매수액이 매도액보다 많은 것)한 것도 지정학 리스크(위험)가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주와 중소형주가 두루 상승한 이날 증시에서
이화공영·삼목정공·울트라건설·동신건설·특수건설·홈센타 등은 무더기 하한가로 주저앉았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4대강 정비 관련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이다. 여당의 압승(壓勝) 분위기가 지배적이던 지난 1일까지 최근 1주일 동안 최고 50% 이상 급등했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여당이 선거에서 완패하자, 4대강 사업 추진 여부가 불투명할 수 있다는 우려감에 일제히 급락했다.
현 정부의 주력 정책으로 꼽히는 세종시 수정안과 자전거 관련주도 이날 증시에서 일제히 유탄을 맞았다. 세종시 건설 지역인 충남 연기군에 본사나 공장을 두고 있는 종목 중
프럼파스트·유라테크가 10% 이상 폭락했고
자연과환경·영보화학 등도 6% 이상 급락했다. 자전거주 중에선
참좋은레져가 12.90% 폭락했고,
삼천리자전거와
에이모션 등은 각각 3% 이상 하락했다.
하지만 남북 경협주는 야당의 선거 승리로 '
북한 리스크'가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에 대거 상승세를 탔다. 금강산에 골프 리조트 사업장을 두고 있는
에머슨퍼시픽이 3.57% 급등했고, 개성공단에 입주한
로만손과
신원이 2% 이상 올랐다.
일부에선 이날 증시 상승세가 선거 결과와 직접 관련이 없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최근 증시 상승세는 주가가 단기간에 200포인트 가까이 폭락한 뒤에 찾아오는 기술적 반등이라는 것이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이사는 "2000년대 들어 증시가 선거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도가 떨어졌다"면서 "최근 낙폭이 과대한 탓에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기 둔화 전망 등을 감안할 때 1700선을 돌파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