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머슴 소녀, 근육질 늑대인간… 전 세계 10대들이 쓰러집니다

뱀파이어와 하이틴 로맨스를 결합한 미국 영화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주연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20)와 테일러 로트너(18)가 내한, 3일 낮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 영화의 세 번째 시리즈 '이클립스(7월 8일 개봉)' 홍보차 한국을 찾은 이들은 "공항까지 나와 환영해주는 팬들이 무척 인상적이었다"며 "그만큼 새 영화를 기대하는 것 같아 좋았다"고 말했다.

시리즈 첫 편 '트와일라잇'에서 조연에 그쳤다가 2편 '뉴 문'에서 주연급으로 올라선 제이콥 역할의 로트너는 이 영화의 세계적 흥행에 대해 "영화 속 내 비중이 점점 커지고 팬들의 기대도 덩달아 커져서 부담이 크다"며 "그러나 팬들의 응원도 그만큼 커지고 있어 격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벨라 역의 스튜어트는 이 시리즈로 할리우드의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12살 때 조디 포스터와 함께 '패닉 룸'에 출연한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이 시리즈가 그녀의 출세작이다. "이 영화에 출연하면서 여러개의 길이 한꺼번에 열렸고, 그것이 가장 큰 변화예요. 제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다음 영화는 어떤 영화냐', '어떤 영화에 출연해보고 싶으냐'는 것인데, 사실 많은 배우가 역할을 고르기보다 주어지는 배역을 하죠. 저에게 선택권이 주어졌다는 건 굉장히 큰 행운이에요." 그녀는 "흔히 아역배우 출신은 성인 배우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나는 다행히도 그런 걸 걱정할 틈이 없을 만큼 계속 영화에 출연했다"고 덧붙였다.

늑대인간 제이콥 역의 로트너는 벨라를 두고 뱀파이어인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와 맞선다. 그는 "제이콥과 에드워드 둘 다 멋진 캐릭터이지만 역시 제이콥의 매력은 벨라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2편 '뉴 문'에서 에드워드와 경쟁적으로 웃통을 벗은 연기에 대한 질문에 "원작에 늑대인간의 체온이 42도쯤 되기 때문에 늘 옷을 벗고다니는 것으로 돼 있다"며 "10대 소녀 관객을 위한 연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튜어트에게 "소녀 팬이 많은 것은 약간 선머슴 같은 벨라의 이미지 때문인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다. "벨라의 옷 입는 스타일이 좀 중성적이긴 하죠. 언젠가는 예쁘고 여성적인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그녀는 또 "이 영화가 흥행한 데는 소녀 관객을 지향한 연출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며 "또 영화가 벨라의 관점에서 전개되기 때문에 여자들이 더 열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3편의 시리즈를 함께 하는 동안 젊은 배우들끼리 '우정 이상의 관계'는 없었는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스튜어트는 "2년 반이나 함께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 싫어할 수가 없는 사이"라며 "나는 로버트와 테일러뿐 아니라 모든 출연진과 좋은 감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로트너는 "좋은 연기를 위해 우리 세 사람이 모두 가깝게 지내고 자주 대화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로트너는 "한국에 대해 솔직히 아는 게 거의 없어서 더욱 기대가 컸다"고 했고, 스튜어트는 "대한항공 편으로 올 때 먹은 비빔밥이 정말 맛있었다"고 했다. 영화 홍보차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한국만 들른 두 사람은 4일 미국으로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