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未生馬공방

〈제5보〉(55~67)=안자이 六단은 한국계인 송광복(宋光復) 九단 문하생. 18세 되던 2003년 입단해 작년 六단에 올랐다. 아직 내세울 국내성적은 없는데 오히려 국제전서 가능성을 보여 주목된다. 일본바둑은 돌의 형태에 지나치게 집착, 실전적 유연성이 떨어지며 이것이 한 중 양국에 뒤지기 시작한 원인이 됐다는 게 정설. 안자이가 유난히 국제무대에서 분전하는 것은 두터움을 바탕으로 한 실전적 기풍과 무관치 않은 것 같다.

55부터 58까지 쌍방 모두 자체 정비부터 서둔다. 55로는 참고도 1로 젖히는 것이 일감(一感)이지만, 그러나 10에 이르면 흑보다는 백이 더 만족스러운 자세다. 55는 안자이의 침착함을 보여주는 일착이었던 셈. 58이 놓이고 점심시간을 맞았다. 이른바 봉수(封手)점으로 오전대국의 마지막 수였다는 뜻이다.

오후 첫 점인 59가 치명적 실수였다. 이 수에 앞서 흑 '가', 백 '나'의 선수 교환이 빠진 것. 거꾸로 백에게 60을 선수로 허용함으로써 이곳에서 반 집 정도의 안형(眼形)이 만들어졌다. 미생마(未生馬) 공방전 때 반 눈이 있느냐 없느냐의 여부는 엄청난 차이다. 65로 들여다봤을 때 66 끊음 수가 타개의 맥점. 흑은 상변 응수를 보류하고 기수(機首)를 67로 돌린다. 백이 준비한 대응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