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 페이퍼진] '최규호의 영화 & 법 - '내 깡패 같은 애인'
입력 : 2010.06.04 13:38
| 무술 고단자가 상대 급소 가격하면 '살인미수죄' |
영화 '내 깡패같은 애인'은 지방대 이공계 출신의 여성이 직장을 구하는 과정을 애달프게 그리고 있다. 주인공 한세진(정유미)은 회사 면접을 여러 번 본다. 그때마다 심한 상처를 입는데, 그 몇 가지를 법적 관점에서 검토해보자.
한세진은 한 회사의 인사담당자에게 개인적으로 이력서를 주고 온다. 그 옆에 있던 음탕한 남자 직원이 한세진에게 자기와 성관계를 맺으면 담당 과장에게 잘 얘기하여 취직을 시켜주겠다고 말한다. 한세진이 이를 거부하자 그 남자 직원은 강제로 옷을 벗기고 성관계를 맺으려 한다. 이 사건은 변호사들이 아주 좋아하는 사건이다. 일단 형사적으로 그 직원은 강간미수를 범한 것이며, 형사고소를 할 경우 징역 1~2년에 집행유예 2~3년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회사에서도 파면이다. 민사적으로도 한세진에게 위자료로 1000만~2000만원 정도를 지급해야 한다. 합의금은 한세진이 마음대로 부를 수 있다. 통상적으로 수 천만원 선에서 합의금이 결정될 것이다.
두 번째 에피소드. 한세진이 어느 회사 면접을 보러갔다. 면접관은 한세진을 건너뛰고 다름 사람에게 질문을 한다. 한세진이 "저에게는 질문 안하셨는데요?"라고 묻자 면접관이 "시간이 없으니 다른 사람 하고나서 시간 남으면 할게요. 됐죠?"라고 말한다. 이 말은 한세진의 명예를 심각하게 손상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세진은 해당 면접관을 형사적으로 고소할 수도 있고, 민사적으로 위자료 청구소송을 할 수 있다. 위자료 청구소송이라면 수 백만원 정도에서 판결이 선고될 수 있다.
다음 에피소드도 면접 장면이다. 면접관은 두 명이고 면접실에는 한세진 혼자 있다. 면접관은 한세진의 몸매 등을 훑어보며 음탕한 생각으로 손담비의 '토요일 밤에'라는 노래를 부를 것을 요구한다. 한세진은 취직에 대한 열망으로 노래를 부르지만 면접관들은 웃느라고 정신이 없다. 한세진이 이상한 느낌을 갖고 머뭇거리자 면접관들은 "계속 하라"며 노래를 종용한다.
이러한 면접관들의 행위는 성희롱에 해당될 소지가 높다. 수 백만원 정도의 위자료 판결이 예상된다.
이 영화의 또 다른 한 축인 오동철(박중훈)은 자신이 관리하는 술집에서 행패를 부리는 합기도장 사범 3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한다. 먼저 주먹을 날린 것은 오동철이지만 사범 3명은 가볍게 피하며 무차별적으로 오동철을 가격한다.
일반인들은 사범들의 행위는 정당방위로 볼 수도 있지만 우리 법원에서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상대방의 폭행을 우선 피하여야 하고, 피할 수 없을 때 유일한 방어수단으로 폭력에 의한 방어가 인정된다. 사범들은 오동철의 공격을 피해 얼마든지 도망갈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따라서 사범들의 공격은 정당방위로 인정될 수 없다. 방어에 필요한 폭력의 범위를 훨씬 넘어섰으므로 정도에 있어서도 정당방위가 아니다.
참고로, 무술 고단자가 싸움에 임하여 상대방의 급소를 강하게 가격한 사안에서 우리 법원은 폭행이나 상해가 아닌, '살인미수죄'로 처벌한 예가 있다. 무술고단자의 주먹은 일반인과 달리 흉기에 해당된다는 의미이며, 이에 급소를 가격당한 피해자가 사망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내 깡패같은 애인'은 구직을 하는 젊은이들의 고통을 너무나 생생하게 잘 그려주고 있다. 이 영화는 매우 유쾌하고 (스토리와는 다르게) 밝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스토리 전개 또한 매우 개연성 높게 이루어진다. 따라서 심리적 거부감 없이 영화에 동화될 수 있고, 한마디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다.
< 공학박사, 법무법인 세광 변호사>
한세진은 한 회사의 인사담당자에게 개인적으로 이력서를 주고 온다. 그 옆에 있던 음탕한 남자 직원이 한세진에게 자기와 성관계를 맺으면 담당 과장에게 잘 얘기하여 취직을 시켜주겠다고 말한다. 한세진이 이를 거부하자 그 남자 직원은 강제로 옷을 벗기고 성관계를 맺으려 한다. 이 사건은 변호사들이 아주 좋아하는 사건이다. 일단 형사적으로 그 직원은 강간미수를 범한 것이며, 형사고소를 할 경우 징역 1~2년에 집행유예 2~3년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회사에서도 파면이다. 민사적으로도 한세진에게 위자료로 1000만~2000만원 정도를 지급해야 한다. 합의금은 한세진이 마음대로 부를 수 있다. 통상적으로 수 천만원 선에서 합의금이 결정될 것이다.
두 번째 에피소드. 한세진이 어느 회사 면접을 보러갔다. 면접관은 한세진을 건너뛰고 다름 사람에게 질문을 한다. 한세진이 "저에게는 질문 안하셨는데요?"라고 묻자 면접관이 "시간이 없으니 다른 사람 하고나서 시간 남으면 할게요. 됐죠?"라고 말한다. 이 말은 한세진의 명예를 심각하게 손상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세진은 해당 면접관을 형사적으로 고소할 수도 있고, 민사적으로 위자료 청구소송을 할 수 있다. 위자료 청구소송이라면 수 백만원 정도에서 판결이 선고될 수 있다.
다음 에피소드도 면접 장면이다. 면접관은 두 명이고 면접실에는 한세진 혼자 있다. 면접관은 한세진의 몸매 등을 훑어보며 음탕한 생각으로 손담비의 '토요일 밤에'라는 노래를 부를 것을 요구한다. 한세진은 취직에 대한 열망으로 노래를 부르지만 면접관들은 웃느라고 정신이 없다. 한세진이 이상한 느낌을 갖고 머뭇거리자 면접관들은 "계속 하라"며 노래를 종용한다.
이러한 면접관들의 행위는 성희롱에 해당될 소지가 높다. 수 백만원 정도의 위자료 판결이 예상된다.
이 영화의 또 다른 한 축인 오동철(박중훈)은 자신이 관리하는 술집에서 행패를 부리는 합기도장 사범 3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한다. 먼저 주먹을 날린 것은 오동철이지만 사범 3명은 가볍게 피하며 무차별적으로 오동철을 가격한다.
일반인들은 사범들의 행위는 정당방위로 볼 수도 있지만 우리 법원에서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상대방의 폭행을 우선 피하여야 하고, 피할 수 없을 때 유일한 방어수단으로 폭력에 의한 방어가 인정된다. 사범들은 오동철의 공격을 피해 얼마든지 도망갈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따라서 사범들의 공격은 정당방위로 인정될 수 없다. 방어에 필요한 폭력의 범위를 훨씬 넘어섰으므로 정도에 있어서도 정당방위가 아니다.
참고로, 무술 고단자가 싸움에 임하여 상대방의 급소를 강하게 가격한 사안에서 우리 법원은 폭행이나 상해가 아닌, '살인미수죄'로 처벌한 예가 있다. 무술고단자의 주먹은 일반인과 달리 흉기에 해당된다는 의미이며, 이에 급소를 가격당한 피해자가 사망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내 깡패같은 애인'은 구직을 하는 젊은이들의 고통을 너무나 생생하게 잘 그려주고 있다. 이 영화는 매우 유쾌하고 (스토리와는 다르게) 밝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스토리 전개 또한 매우 개연성 높게 이루어진다. 따라서 심리적 거부감 없이 영화에 동화될 수 있고, 한마디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다.
< 공학박사, 법무법인 세광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