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宣戰포고

〈제7보〉(79~91)=올해 LG배 통합예선 라운드별 진출 숫자에 일본바둑의 허약함이 한눈에 드러난다. 총 49명이 참가해 2라운드에 46명이 올라갔지만(대부분이 부전승이었다) 3라운드에 12명, 4강을 추린 4라운드엔 단 5명이 남았다. 유일한 결승진출자 안자이마저 최종 관문에 막힘으로써 일본은 2년 연속 1명의 통과자도 내지 못했다. 동양 3국 정립(鼎立)의 한 축을 맡아줘야 할 일본의 부진이 안타깝다.

79부터 다시 보자. 이 수를 게을리할 경우 백은 어떻게 공격하는 것이 최선일까. 참고1도 1이 급소다. 이 한 방을 맞으면 흑 대마는 옴짝달싹 못하게 된다. 80은 매우 큰 곳. 누구보다 계산에 밝은 안조영은 설혹 대마가 죽는 한이 있어도 이런 자리는 안 놓친다. 85로 참고2도 1에 잇는 것은 흑의 파탄.

87 이음은 백 대마에 대한 선전포고에 해당한다. 자체로 2집이 불가능해진 백이 90으로 적정(敵情)을 살필 때 문제의 흑91이 떨어졌다. 일견 우중앙 백 대마를 노리는 쌍립(雙立) 자리 급소. 주변 지형(地形)도 백에게 분명 불리하다. 그러나 백은 여기서 기가 막힌 수순으로 오히려 칼자루를 빼앗아 쥐게 된다. 어떤 수단을 보여 주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