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각종 대내외 악재로 증시가 조정을 받자, 증권사들이 ELS (주가연계증권) 신상품을 봇물처럼 쏟아내고 있다.
동부·동양종금·신한·하나대투·현대증권은 8일 일제히 ELS 신상품을 내놓았다. 하루 전날인 7일
대신·대우·미래에셋·한화증권 등도 신상품을 내놓았다. 이틀 동안 10여개 증권사가 ELS 신상품을 동시에 내놓은 것이다.
ELS는 기초자산의 가격이 특정 범위에서만 움직이면 미리 정해 놓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가령 8일 동양종금증권이 한국전력과 삼성SDI를 기초자산으로 내놓은 만기 3년의 ELS 상품은 발행 6개월과 12개월 뒤 두 종목의 주가가 최초 기준가격의 90%(6·12개월) 이상이면, 연 19%의 수익률로 조기 상환된다.
최근 ELS 발행이 급증한 것은 코스피지수가 지난달부터 1530~1750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것과 관련 있다. 국내 주요 기업의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반면, 유럽발 재정 위기라는 악재도 버티고 있어 증시가 지속적으로 오르거나 추세적으로 내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전문가들은 증시 조정기에 판매되는 ELS는 종합주가지수의 오르내림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달 국내 증권사의 ELS 발행액은 2008년 9월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인 2조1480억원에 달했다. 지난달 발행 건수는 ELS가 국내에 처음 선보인 2003년 이후 가장 많은 909건에 달했다.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가가 채권시장에서 사들일 만한 채권 물량이 많지 않은데다, 개별 종목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ELS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선 만기 이전에 높은 수익률로 조기 상환되는 ELS도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이 지난 1월 판매한 '현대미포조선·우리금융 조기상환형 ELS'는 4개월 만인 지난달 26일 8.34%의 수익률을 거두며 조기 상환됐다. 기초자산인
현대미포조선과
우리금융 주가가 최초 기준가격의 90% 이상이면 조기 상환한다는 조건에 따른 것이었다. 하나대투증권이 2월 판매한 'LG전자·현대모비스 조기상환형 ELS'도 지난 7일 7.04%(연 수익률 21.12%)의 수익률로 조기 상환됐다.
안병원
삼성증권 상품개발팀 과장은 "ELS는 일반적으로 상승장에선 95%가, 보합장에선 70~80%가 수익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일반 투자자들도 우량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개별 종목 투자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는 해도 ELS 역시 기초자산의 가격이 급락할 경우 50%가 넘는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 ELS(주가연계증권)
기초자산(개별 상장종목이나 특정 주가지수)의 가격 움직임에 따라 투자 수익률이 결정되는 유가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