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자전' 베드신 척척 조여정, '청순한듯 요염' 대박

[블로그] 입장바꿔 생각해봐, 영화 '방자전'

지난 1997년에 데뷔했는데, 이번에 첫 스크린 대박을 맛봤다. 2일 개봉한 영화 '방자전'이 100만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다. 이쯤되면 시원한 장외홈런이다. 조여정에게 이번 영화는 여러모로 뜻깊다. 제대로된 흥행 손맛을 본 것도 처음이고 데뷔 후 처음으로 진한 베드신에 도전했다. 사실 배우가 데뷔후 10여년 간 스포트라이트 한 번 제대로 못받았다면, 그것도 나이와의 싸움에서 절대 불리한 여배우가 그러하다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대개 '생활연기자'로 자리를 옮긴다. 주연에서 조연으로 물러나고, 점차 비중도 줄어든다. 조여정은 이미 일일 드라마 '집으로 가는 길'에서 애엄마 역할을 해낸 적이 있다. 이쯤되면 '방자전'을 통한 조여정의 대박은 전례 없는 성공 스토리다. 기사회생이란 말이 과하지 않다.

김주혁 선배와 찰떡 고난도 베드신 척척

데뷔 10여년만에 시원한 홈런 요염과 청순함 사이서 줄타기 주변 정리-스크랩 완벽주의자 근성있는 남자라면 결혼 'OK'

▶청순과 요염 그 사이에서

사실 조여정, 은근히 인기가 많다. 주위 남성팬들에게 물어보니 '요염한 듯 청순한' 매력을 그 첫번째로 꼽았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그 틀 안에서 갇혀있는 듯한 자기자신이 불만스러웠다고 한다. "내가 봐도 내 연기가 재미없더라고요. 실망은 안 시키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

김대우 감독의 러브콜이 너무나 반가웠다. 공교롭게도 조여정이 주연한 영화 '흡혈형사 나도열'과 김 감독의 데뷔작 '음란서생'이 맞붙었다. 당시 극장에서 '음란서생'을 보면서 감동했었다.

촬영장에선 매일 배웠다. 배우로 다시 태어나는 기분이었다. 대학 3년(동국대) 선배인 김주혁과는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고난도(?) 베드신도 덕분에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찍었다. 섬세한 배려에 힘입어 '아름다운 노출'을 감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서 오랜기간 요가로 단련된 몸매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한 몫을 한 것은 물론이다.

　▶배우로서 다시 출발점에 서다

요리를 잘한다. 물건이 제자리에 있지 않는 걸 못보는 성격이다. 스케줄이 빡빡한 날이면, 오히려 아침 일찍 일어나 부지런을 떤다. 집안을 깨끗이 정리해 놓고 나가야 마음이 편안하다. 그녀의 완벽주의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인터뷰 기사도 일일이 스크랩한다.

요즘 조여정은 배우로서 출발점에 서 있다. "배우 조여정에 대해 이제 막 관객들이 시선을 주기 시작한 듯하다"는 그녀는 이후에도 단정한 성격은 카메라 뒤에 접어둘 생각이다. 자기 자신을 넘어서고, 깨뜨리는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관객들과 새롭게 만나고 싶단다.

그렇다면 결혼은? 영화에서 그녀가 연기한 춘향이는 조건을 제일 먼저 봤으나, 조여정은 다르다. "근성있는 사림이 좋아요. 돈도, 일도 잘 풀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잖아요. 누구나 한 번은 무너질 수 있는데 그때 벌떡 일어날 수 있는 사람이면 돼요."

박예진과 단짝…"선후배 공연 챙기러 대학로 자주 가요"

제일 친한 친구로 주저않고 박예진을 꼽았다. 작품을 한 번도 같이 한 적이 없는데, 10년 우정을 이어왔다. 나이는 동갑이지만, 조여정이 '빠른' 81년생이라 언니 대접을 받는다. 둘 다 그림 연극 무용 등 다양한 공연을 즐긴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엔 줄리엣 비노쉬의 무용 공연을 함께 보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 티켓은 둘이 각자 살 때도 있고, 서로 챙겨줄 때도 있다. 당연히 매니저 동행은 사절. '톱시크릿' 고민도 마음놓고 털어놓는다. 또 마냥 새침데기로 보이는 이 아가씨, 의외로 소탈하다. 인맥도 두텁다. 선후배 공연을 챙기러 대학로 나들이도 자주 한다. 대학 동기인 뮤지컬 배우 임미현과 '절친'이다. 빡빡한 일상에 지친 그녀에게 비타민C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