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풀기 시작한 '전쟁 블록버스터'

또 다른 연평해전 소재 영화 '연평해전(감독 백운학)' 역시 시나리오를 완성하고 캐스팅도 마무리 단계다. 곽경택 감독의 '태풍'을 제작한 박성근 대표가 제작자로 참여한 이 영화는 제2연평해전을 소재로 하고 있으나 실제 인물이나 구체적인 상황과는 상당히 다른 픽션으로 창작된다. 백운학 감독은 "전투 장면에 컴퓨터 그래픽이 많아 내년 여름이나 추석 시즌이 돼야 개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평해전 당시 침몰한 참수리호 장병들의 이야기를 많이 각색한 휴먼 드라마이기 때문에 3D로 찍을 영화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6·25전쟁 후 처음으로 DMZ 내에서 촬영한 박상호 감독의 1965년작 '비무장지대'가 최근 한국영상자료원에 의해 DVD로 출시됐다. 휴전 직후인 1953년 여름의 DMZ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엄마를 찾아 방황하는 소년과 소녀를 보여주는 동시에 녹슨 탱크와 멈춰버린 기차, 폐허가 된 건물을 보여주는 수작(秀作)으로 당시 아시아영화제의 비(非)극영화 부문 작품상을 받았다.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전쟁 소재 대작 영화가 잇따라 제작되고 있다. 6·25전쟁 중 학도병들의 전투를 그린 영화 '포화 속으로(감독 이재한)'가 다음 주 개봉하며, 장진호 전투를 소재로 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혹한의 17일(17 Days of Winter)'은 제작진이 내한하는 등 본격적인 프리 프로덕션에 돌입했다. 2002년 서해에서 일어난 제2연평해전을 다룬 영화들도 촬영을 눈앞에 두고 있다.

1950년 8월 포항 전투를 소재로 한 영화 '포화 속으로'는 차승원, 권상우, 김승우, 그룹 빅뱅의 멤버 탑(최승현)을 내세운 전쟁영화다. 전쟁 직후 국군이 낙동강까지 후퇴하는 바람에 포항에 낙오한 71명 학도병의 이야기. 순제작비 113억원으로 전투 액션이 돋보이는 영화라기보다 어린 학도병의 내면에 더 중점을 둔 휴먼 드라마라는 평가다.

할리우드가 제작비 1억달러(약 1200억원)를 들여 3D로 찍을 영화 '혹한의 17일' 제작사인 매드미디어의 한국계 대표 제이슨 원과 프로듀서 샬럿 허긴스는 지난달 말 한국을 방문,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면담하고 강원도의 로케이션 촬영지와 남양주종합촬영소를 둘러봤다. 9월쯤 시나리오가 완성되면 내년 봄쯤 촬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제2연평해전'을 소재로 한 영화 두 편도 현재 활발하게 프리 프로덕션 작업 중이다. 곽경택 감독이 3D로 촬영할 영화 '아름다운 우리'는 현재 시나리오를 다듬고 있으며 이달에는 촬영을 시작해 내년 상반기에는 개봉할 계획이다. 제2연평해전이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에 일어난 사건이어서 올해 남아공월드컵 거리 응원전 장면을 찍는 것으로 촬영이 시작될 예정. 순제작비는 150억원선이다. 제작사인 진인사필름의 이찬호 마케팅본부장은 "3D 컨버팅이 아닌 3D 촬영방식으로 확정했고, 주요 배역 캐스팅이 마무리 단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