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4대강株 크게 웃고, 세종시株는 '시무룩'

이명박 대통령의 14일 대국민 담화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 곳 중 하나는 여의도 증권가(街)였다. "4대강 사업은 계획대로 추진하고, 세종시는 국회 차원의 해결을 당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4대강 관련주와 세종시 테마주의 희비가 갈렸다. 또 세종시 테마주는 원안을 유지할 경우 수혜를 받는 종목과 수정안이 채택될 경우 수혜를 받는 종목의 주가가 다르게 움직였다. 전문가들은 4대강 관련주는 정책적 위험도가 떨어졌지만, 세종시 테마주의 앞날은 여전히 뚜렷하지 않게 됐다는 평가를 내놨다.

4대강 관련주 주가는 큰 폭으로 올랐다. 대표적인 4대강 테마주인 이화공영은 지루한 보합세를 접고 14일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특수건설과 동신건설의 주가도 각각 상한가인 14.89%, 14.85% 뛰었다. 삼호개발·삼목정공·울트라건설 등도 10% 이상의 급등세를 연출했다.

한나라당의 지방선거 패배 이후 4대강 테마주는 줄곧 롤러코스터를 탔다. 야당 출신 도지사들이 "4대강 사업을 저지하겠다"고 밝히면서 관련 주식들이 줄줄이 하락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가 4대강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다시 한번 나타내자 "사업을 중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전망이 약해졌다.

세종시 관련주의 움직임은 달랐다. 정부가 국회로 공을 넘기자 "정책(政策)이 정치(政治)로 변해버렸다"는 평가가 나왔고, 관련주는 과거와 다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우선 세종시 수정안과 관련된 종목은 방향성을 잃은 채 하락했고, 세종시 원안의 수혜주로 꼽히는 기업의 주가는 상승했다.

세종시 부근에 공장이 있어 많은 기업이 입주할 경우 매출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를 받았던 수정안 수혜주 영보화학·유라테크·프럼파스트 등의 주가는 14일 약세를 면치 못했다. 영보화학은 전날보다 1.16% 하락했으며 유라테크도 0.71% 내렸다. 세종시 수정안에 따라 입주하기로 했던 삼성·한화·웅진 등 대기업의 투자 계획이 손질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프럼파스트만이 1% 상승하며 악재를 견뎠다.

반면 건설주는 힘을 받는 모습이었다. 계룡건설과 GS건설의 주가는 각각 6.29%, 5.19% 올랐다. 세종시 문제가 원안을 기초로 한 방식을 통해 해결될 것이란 시각이 건설주를 중심으로 한 세종시 원안 관련주의 주가에 반영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앞으로 세종시 테마주가 또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한화증권 최광혁 연구원은 "4대강 관련주는 사실상 마지막 조정 시기를 넘겼지만 세종시 테마주는 완전히 정치적인 이슈가 됐기 때문에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면서 "원안 관련주와 수정안 관련주를 조심스럽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