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승부의 明暗

〈총보〉(1~176)=하변 176에서 흑은 더 이상 못 버티고 돌을 거두었다. 계속 둔다면 참고도인데, 7까지 정리 후 상변 A로 흑 한 점을 잡으면 거꾸로 백이 덤을 내도 이기는 계가란 결론. 프로기사들은 대마가 잡혀 지는 바둑보다 이런 패배를 더 치욕스럽게 여긴다. 안자이가 '세계적 장고파(長考派)' 안조영보다 시간을 더 쓰며 버텼던 이유다.

LG배 전속 해설위원인 최규병 九단은 단 한 번도 불리한 적이 없었던 백의 완승국이라며 "술·담배 잡기(雜技) 등을 외면하고 오로지 바둑공부만 하는 성실함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31세의 바둑 환갑나이(?)에도 안조영은 세계무대에 또 한 번 섰다. 과거 세 차례 LG배에 출전하면서 1승도 거두지 못했던 아쉬움을 털고 상위권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흑은 47의 무리성 강수로 초반부터 열세에 빠져들었다. 59로 82를 선수하지 못해 60, 62를 먼저 당한 죄과도 컸다. 91은 본선진입의 꿈이 무산시킨 결정적 오발탄. 일본 바둑의 재건을 위해서라도 아직 25세에 불과한 유망주 안자이를 내년엔 본선무대에서 만나고 싶다.(152 161…128, 155…125, 176수 끝 백 불계승, 소비시간 백 3시간 26분, 흑 3시간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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