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中 위안화 절상 기대감에 들뜬 증시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 변동을 용인하는 '관리변동환율제'를 다시 시행하겠다고 선언하자 21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앞으로 위안화 가치가 올라가면 중국 내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커져 중국에 수출하는 업체들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원화가치도 함께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날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도 30원 넘게 급락(원화강세)해 1172원까지 떨어졌다. 이날 외국인 주식 순매수(매수액에서 매도액을 뺀 것) 규모도 3000억원에 달했다. 최근의 외국인 순매수세는 나중에 원화 가치 상승에 따른 환(換)차익을 노리는 투자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7.73포인트(1.62%) 오른 1739.68에 마감했다. 개장 초 1741.48까지 오르며 상승폭이 30포인트에 달하기도 했지만 전(前) 고점 부근이라는 경계감이 작용하면서 하락했다.

다른 아시아 금융시장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다. 일본 닛케이 지수가 2.43% 올랐고, 중국은 물론, 대만과 홍콩 증시 역시 2~3%가량 뛰었다. 이날 위안화는 개장 시에는 전날 종가인 1달러당 6.8275위안에 고시됐지만 이후 시장의 예상대로 강세를 나타냈다.

한국 증시에서 위안화 절상 소식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종목은 철강, 기계 등 과거 중국 수혜주로 불렸던 중국 수출주들이었다. 철강·금속업종은 5.86%, 기계업종은 2.98% 상승했다. 철강 대표주 포스코가 전날보다 2만7500원(5.91%) 오른 49만2500원에 마감했고, 기계주 맏형 두산인프라코어는 1200원(6.32%) 올라 2만200원에 마감했다. NI스틸과 STX엔진 등은 두 자릿수대의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 용인 소식은 중국 내수 관련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아모레퍼시픽과 오리온, 락앤락, 베이직하우스 등이 이날 장중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네오위즈와 액토즈소프트와 같은 게임주가 선전한 것도 중국 게임 시장이 커질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에 몰려올 경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종목도 상승세를 보였다. 카지노 사업 대표주인 강원랜드·GKL과 롯데쇼핑과 신세계, 호텔신라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주가 상승세에 일부 거품이 끼어 있을 가능성도 있으니 투자자들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위안화 절상폭이 3%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어느 정도 예상됐던 조치여서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가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절상 수혜주는 이미 그 가능성으로 인해 많이 오른 측면이 있다”며 “절상 시사가 나온 만큼 향후 관련주의 상승폭은 약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