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경솔 끼’

〈제3보〉(29~37)=저우루이양(周睿羊·19)의 현 중국 내 랭킹은 5위. 엄청나게 두꺼운 저변을 구축한 중국에서 5위라면 까마득하게 높은 순위다. 만 15세 때 천원전과 명인전 결승서 절정기의 구리(古力)와 패권을 겨룬 데 이어 신인왕전 2연패(連覇), 기왕(棋王)쟁패전 우승 등 승승장구 중이다. 다만 천재에게 으레 따르는 '경솔 끼'가 유일한 약점이란 지적.

29가 미리 준비한 최강의 버팀수였다. 이 수로 참고1도는 10때 흑△ 이음 후 백A, 흑B로 마무리돼 흑의 불만. 30으로 참고2도 1은 9까지 바꿔쳐 백이 나쁘지 않다. "백은 참고3도 1의 응수타진도 유력했다. 5까지 두어오는 게 싫었다(김지석)." 검토진도 백의 입장에선 2도보다 3도가 낫다는 결론.

두 그림 모두를 피해 선택한 백30이 저우루이양의 '경솔 끼'를 보여준다. 14분이나 생각한 이 수로부터 급격히 흑 우세로 기울기 시작했기 때문. 36까지는 외길인데 흑37이 놓이자 백은 진퇴양난에 빠진다. 37이 왜 호착인지, 저우의 얼굴이 왜 흙색으로 변했는지 다음 보에서 밝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