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MSCI 선진지수'가 뭐기에… 편입 무산되자 증시 하락

한국 증시의 모간스탠리인터내셔널캐피털(MSCI) 선진지수 편입이 무산되면서 22일 국내증시가 5일 만에 하락했다. MSCI지수는 전 세계의 투자자금을 움직일 정도로 영향력이 큰 선진지수이며, 한국 증시가 이 지수에 편입되면 그만큼 안정된 증시로 인정받아 외국인의 장기 투자금이 많이 들어온다. MSCI를 따라 움직이는 자금은 약 4조달러로 한국이 선진국 지수 편입에 성공할 경우 100억달러 규모의 외국인 신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이날 선진지수 편입이 불발되면서 외국인은 8일 만에 매도세로 전환, 300억원 이상 주식을 순매도(매도액에서 매수액을 뺀 것)했다. 작년 9월 한국 증시가 MSCI와 쌍벽을 이루는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지수에 편입됐을 때는 하반기에만 15조원의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된 바 있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 효과도 하루 만에 미풍에 그쳤다. 위안화 절상 속도와 폭에 대한 회의론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 변동을 용인하는 '관리변동환율제'를 다시 시행하겠다고 선언하면서 1.62%가량 상승했었다. 하지만 위안화 효과가 희석되며 유로화가 약세로 돌아섰고 달러 대비 원화 환율도 1180원대로 올라섰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8.20포인트(0.47%) 내린 1731.48에 마감했다. 개장 초 1720선까지 내려서며 낙폭이 13포인트에 달했지만 외국인의 이탈 움직임이 크지는 않은 덕에 하락세를 줄였다. 한국과 나란히 선진국 지수 편입이 무산된 대만 증시도 소폭 내렸다. 이날 대만 증시 가권지수는 전날보다 22.88(-0.30%) 포인트 하락한 7612.68에 거래를 마감했다.

위안화 절상 수혜주(株)로 꼽힌 주식들의 명암은 엇갈렸다. 철강업종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며 전날 6% 가까이 올랐던 포스코와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날 0.91%, 0.25% 상승에 머물렀다. 전날 12% 이상 올랐던 STX엔진은 오히려 2.62% 하락했다.

상한가를 기록했던 NI스틸도 2% 이상 내렸다. 중국 내수 관련 수혜주로 꼽힌 아모레퍼시픽과 베이직하우스, 락앤락도 일제히 급락했다. 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실적 개선과 위안화 절상 시 수혜 기대감이 작용하며 이틀째 상승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일부 조선주도 위안화 절상 기대감과 조선업황 바닥론에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MSCI 선진지수 편입 불발이 이미 시장에서 예측됐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많이 유입된 만큼 단기적으로 외국인 매수규모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작년 6월 MSCI 선진지수 편입이 불발했을 때는 8일 동안 약 5000억원가량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규모가 많았던 만큼 단기적으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일정기간 관망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