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弱骨의 반격

〈제5보〉(44~58)=저우루이양은 2006년 이후 지금까지 한국기사들과 총 28국을 두어 22승 6패를 기록 중이다. 통합예선에서 국내 하위권 기사들과 싸운 전적이 다수 포함돼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만만치 않은 승률(78.6%)이다. 이번 통합예선 준결승에선 한국 국수(國手)를 지낸 바 있는 맹장 윤준상을 눕히기도 했다. 김지석과는 이 바둑이 첫 대면.

44에 45로 가일수(加一手)하면서 우변 전투는 완벽히 마무리됐다. 44로 참고도 1에 파호(破戶)해가는 수상전은 혹시 성립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참고도 흑4가 들어 12까지 역시 백의 한 수 부족이다. 저우로선 너무 일찍 역경이 찾아온 셈.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게다가 그는 아직 성인(成人)에도 못 미친 19세 소년이다.

여기서부터 백은 전열 정비는커녕 한동안 갈팡질팡 행보를 더 계속한다. 우선 46, 48이 절대 선수(先手)를 소득 없이 날린 대악수(惡手). 실제로 저우루이양은 훗날 큰 패(覇)가 등장했을 때 이 대목을 떠올리며 땅을 치게 된다. 아무튼 이제 백의 선택은 분명해졌다. 전 병력을 우상귀 흑 대마에 조준하고 총공격을 펴는 것. 그러나 백 포위군 자체가 워낙 약골(弱骨)이다. 과연 저보다 덩치가 더 큰 상대를 때려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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