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수익률 160% '자문사 7공주'

증권가에 이른바 '자문사 7공주'라고 불리는 종목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 '자문사 7공주'는 LG화학, 하이닉스, 기아차,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테크윈, 제일모직을 말한다. 모두 투자자문사들의 조언으로 투자되는 랩어카운트 주요 종목들이다.

이들 종목은 실적이 뒷받침되는 대형 우량주인 데다, 1년 주가상승률이 다른 종목들보다 월등히 높다. LG화학, 기아차, 삼성전기 세 종목은 작년 6~7월의 최저가와 비교해 수익률이 160%를 넘어섰다. 나머지 네 종목도 많이 올랐다. 제일모직은 120%, 하이닉스는 100% 이상 올랐고 삼성SDI와 삼성테크윈은 각각 80%, 6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가 1년 전보다 26.85%가량 상승한 것과 비교해 엄청난 상승률이다.

'자문사 7공주' 주가가 빠른 속도로 오르는 것은 증권사들이 최근에 주력 판매하는 '자문형 랩 상품' 인기 덕분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자문형 랩상품이란 증권사에 돈을 맡기면 증권사와 계약을 맺은 투자자문사가 투자할 종목을 찍어주는 상품인데, 이들 '7공주'는 이런 투자자문사가 즐겨 추천하는 종목이다.

자문형 랩상품은 작년 3월 말 가입액이 284억원에 불과했으나 올 3월 말에는 6516억원, 4월 말에는 1조596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자문사를 통해 운용되는 강남 큰손들의 자금은 공모(公募)가 아니라 사모(私募)로 운영돼 펀드처럼 분산투자 규제를 받지도 않는다.

수십억의 자금을 A라는 한 종목에 모두 투자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결국 자문사들이 선택한 종목에 막대한 자금이 몰리면서 돈으로 주가를 밀어올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게다가 투자자문사 추천종목들이 급등하자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따라하기'에 나선 바람에 주가는 더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이들 자문사의 투자종목이 통째로 증권사에 나돌고 있다. 자문사들이 주식을 팔기 시작하면, 역시 일순간에 팔자 주문이 나오면서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07년 펀드 열풍이 불었을 때 막대한 자금이 미래에셋에 몰리면서 이 운용사가 편입한 현대중공업 주가가 50만원을 넘어선 적이 있다.

하지만 이후 펀드 환매가 시작되면서 현대중공업은 현재 24만원대로 반토막났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갑자기 자금이 많이 몰려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은 급락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