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G2(美·中) 악재'로 세계증시 흔들

글로벌 금융시장이 지난 1월에 이어 다시 불거진 'G2(미국·중국) 악재'로 30일 일제히 요동쳤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의 코스피지수는 30일 전날보다 9.47포인트(0.55%) 내린 1698.2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17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16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개장 직후 한때 32포인트 넘게 하락했다가, 오후 들어 프로그램과 연기금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하락폭을 10포인트 미만으로 줄였다.

이날 증시가 조정을 받은 것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세 위축 소식으로 이날 새벽에 마감한 미국·유럽 증시가 3% 이상 급락했기 때문.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콘퍼런스 보드'는 29일(현지시각) "계산 과정에서 일부 착오가 있었다"며 지난 15일 '1.7% 상승'으로 발표한 중국의 4월 경기 선행지수를 '0.3% 상승'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콘퍼런스 보드는 또 미국의 6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전달(62.7)보다 크게 떨어진 52.9라고 발표했다.

남유럽 재정위기의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G2의 경기 위축 가능성까지 불거지자 전세계 투자 심리는 급속히 얼어붙었다.

미국·일본·중국과 유럽 증시는 이날 일제히 올 들어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미국 뉴욕 증시의 S&P500 지수는 30일 3.1% 하락한 1041.24로 마감,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로 미끄러졌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이날 1.96% 내린 9382.64로 마감, 지난 4월 5일 기록한 고점(11339.30)에 비해 20% 가까이 떨어졌다.

전날 4% 넘게 급락하며 연중 최저치로 내려앉은 중국 상하이 증시는 이날도 1% 넘게 하락하며 6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국제 상품 가격도 미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 지연 가능성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경기에 민감한 구리 3개월물 가격은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1톤당 375달러(5.5%) 내린 6494달러를 기록했다. 니켈은 1톤당 1530달러 급락한 1만9075달러로 마감했다.

연이어 터지는 해외발(發) 악재가 당분간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악재 때문에 주가가 1500~1750 사이에서 오가는 박스권 장세에서 벗어날 가능성도 전보다 낮아졌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이사는 "중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 경기가 3분기 중후반부터 둔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면서 "국내 증시도 당분간 오를 만한 요인이 없어 최악의 경우 1500선까지 되밀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번 'G2 악재'가 단기에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는 않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긴축이나 유로존 은행권의 신용 경색은 새로운 악재가 아니기 때문에 글로벌 주식시장이 하락 추세로 전환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