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애플, 아이폰4 수신불량 일부 인정

애플(Apple)사가 아이폰4의 안테나 수신 불량 문제를 일부 인정했다.

애플은 2일(현지시각) 해명자료를 통해 "수신강도를 막대(bar) 숫자로 표시하는 소프트웨어가 완전히 엉망(totally wrong)이었다"며 "아이폰4를 산 지 30일이 안 된 고객이 원하면 환불해주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수주 안에 해당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그러나 애플은 안테나의 전파 수신에는 문제가 없으며 단지 전파 수신 상태를 외부에 막대 형태로 보여주는 소프트웨어 잘못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유명 IT 사이트인 '기즈모도'는 "애플은 설명이나 제품 업그레이드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의 설명은 왼손바닥이 아이폰4의 안테나가 있는 왼쪽 아랫부분을 쥐면 음성 신호가 끊어지거나 수신감도가 급격히 나빠지는 현상을 충분히 해명해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금속 테두리 안에 들어간 안테나, 가장 날씬한 아이폰4의 비밀 병기

전문가들은 아이폰4의 디자인과 설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한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아이폰4를 발표하면서 "세계에서 제일 얇은(9.3㎜) 제품"이라고 자랑했다. 실제 아이폰4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보다 0.6㎜ 얇다. 날씬한 아이폰의 비결은 안테나이다. 요즘 나온 휴대전화기는 대부분 안테나가 내부에 들어가 있는 이른바 '인테나폰'이다.

휴대전화 디자이너들은 안테나를 '전봇대'라 부른다. 안테나 크기는 가로 25~30㎜, 세로와 높이 10㎜정도지만 휴대전화 내부 공간을 많이 차지해 혁신적인 디자인을 가로막는다는 이유에서다. 또 손이 가로막거나 닿으면 수신율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테나를 절연체로 감싸고 절연체와 안테나 사이에 공간을 두기도 해 실제 차지하는 공간은 더 크다. LG전자측은 "안테나를 얼마나 작고 효율적으로 만드는가가 휴대전화 품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경쟁업체, "아이폰4 안테나 설계에 문제"

반면 아이폰4는 제품 전체에 금속 테두리를 두르고 그 안에 안테나를 넣은 제품이다. 이런 디자인과 설계가 아이폰4를 가장 얇게 만든 '일등공신'이다.

경쟁업체들은 아이폰4의 안테나 설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팬택의 강명구 수석연구원은 "안테나가 있는 부위를 잡으면 수신율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막대 숫자가 감소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휴대전화 메인 안테나는 제품 아래에 있다. 전화기를 잡을 때 보통 양쪽 측면을 잡기 때문이다. 위가 아니라 아래인 이유는 안테나에서 나오는 전자파(電子波) 때문이다. 각국 정부는 휴대전화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에 대한 제한 규정을 두고 제품을 테스트해 판매를 승인한다. 뇌와 안테나의 거리가 멀수록 심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다. 제품 위쪽에는 상대적으로 전자파 발생량이 적은 무선랜이나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용 안테나를 넣는다.

전문가들은 아이폰4의 안테나 논쟁은 이제 시작이라는 입장이다. 애플의 발표대로 단순 소프트웨어 오류인지, 또는 설계나 디자인의 문제인지 아직 불분명하다는 것. 이미 미국에선 아이폰4 고객들이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새크라멘토에 본사를 둔 로펌 KC&R은 지난 1일 300여명이 불량 아이폰을 신고해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