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의 세계 2관왕 등극 꿈이 무너졌다. 5일 도쿄 일본기원에서 막을 내린 제23회 후지쯔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이세돌 9단은 중국 간판스타 쿵제(孔杰) 9단에게 269수 만에 흑 12집 반을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한 중 양국 랭킹 1위끼리의 격돌로 주목받은 이날 결승서 이세돌은 초반 공격에 실패한 뒤 혼신의 힘을 다해 추격했으나 역전에 실패했다. 쿵제는 한 번 우세를 잡은 이후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이날 승리로 쿵제는 LG배, 삼성화재배, TV아시아선수권 포함 현역 세계4관왕으로 군림하게 됐다. 후지쓰배 3회 우승 경력의 이세돌은 이날 준우승에 그치면서 비씨카드배 외에 영역을 확대하려는 야심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 둘 간의 통산전적도 이세돌의 13승 4패(비공식전 포함)로 좁혀졌다. 이세돌은 이전까지 한 때 9연승을 거두는 등 쿵제의 ‘천적’으로 불려왔다.
함께 벌어진 3~4위전에서는 추쥔(邱峻) 8단이 같은 중국의 퍄오원야오(朴文堯) 5단에게 흑 불계승, 차기 대회 시드를 확보했다. 후지쓰배 우승상금은 1,500만 엔(한화 약 2억 원)이다. 이날 결승 결과 한 중 양국의 세계타이틀 보유 판도는 한국 3, 중국 6개로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