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삼성전자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실적을 내놨지만 주가는 하락세로 마감했다. 3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는데도, 실적 발표를 차익 실현의 기회로 삼으려는 투자자들이 매물을 쏟아내는 바람에 주가는 힘을 잃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실적발표(잠정치)를 통해 올 2분기에 5조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 1분기보다 13.38%, 작년 같은 기간보다 87.2%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의 분기 실적을 자랑한다. 매출액은 37조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상승세로 출발한 주가는 개장 후 10분도 지나지 않아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날 종가보다 5000원 오른 78만원에 거래를 시작한 삼성전자는 이내 76만5000원까지 떨어졌고 결국 전날보다 6000원(0.77%) 내린 76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국인은 680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내다 팔았다.
전기전자 대표종목인 삼성전자가 하락세를 보이자 여타 IT주들도 기를 펴지 못했다. LG전자는 1500원(1.53%) 하락한 9만6400원, 하이닉스는 700원(2.71%) 내린 2만5150원이었다. 국내 증시의 주요 업종인 전기전자가 부진한 바람에 코스피 지수 역시 9.29포인트(0.55%) 하락한 1675.65를 기록했다.
이날 증시에서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발표는 별다른 호재도 아니었다. 증시전문가들이 일찌감치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실적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5조원의 영업이익은 실적 예상치 상단인 5조2000억원과 하단인 4조8000억원의 딱 중간"이라면서 "시장 기대에 부합한 것이라 볼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깜짝 실적이라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최근 일부 증권사는 글로벌 경기 둔화를 이유로 올 하반기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100만원 이하로 낮췄다. 반면 우리투자증권과 동양종금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교보증권 등은 여전히 100만원대의 목표가를 제시하고 있다. 3분기에 반도체 수요가 본격적인 성수기를 맞을 것으로 보이며 갤럭시S 출시로 스마트폰 판매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서다.
또한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가 증시 상승의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솔로몬투자증권은 "지난 2004년과 2006년에도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가 상승한 적이 있다"면서 "하반기에 경기가 연착륙한다면 코스피 지수도 더불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