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흑의 名局

〈총보〉(1~223)=191 때 백이 193으로 이으면 어떻게 될까. 참고1도 14까지의 수순이 기다린다. 참고2도 흑2 때 3으로 버티는 수도 안 된다. 14의 맥점으로 22까지 좌변이 초토화하는 것. 잇는 수가 없어 192로 퇴각하자 좌변에서 6집을 선수로 당했다. 196으로 떼를 써 봤지만 흑이 둘 곳 다 둔 뒤 패(覇)도 하지 않고 이어버리자 마침내 223수에서 돌을 거두었다.

천재적 수읽기 능력을 자랑하는 김지석의 특장(特長)이 잘 드러난 한 판. 특히 이 바둑에선 침착하고 냉정한 자세를 끝까지 유지, 매번 결정적일 때 경솔한 수를 남발한 저우루이양과 대조를 이뤘다. 저우로선 힘바둑(力棋)을 시도했다가 힘으로 완패한 내용이어서 후유증에 시달릴 공산이 크다. 37이 승착, 패착은 42로 초반에 승부가 갈렸다.

김지석은 그러나 2회전에선 중국 왕야오(王堯)를 만나 분패, 더 이상 진격하지 목하고 16강에 머물렀다. 3년 연속 LG배에 올라 1회전 통과가 2번, 실패가 1번이다. 내년 16회 때는 더욱 좋아진 성적표를 받아들기 바란다. (63…60, 109 115…79, 112…106, 207…107, 208…67, 215…184, 223수 끝 흑 불계승, 소비시간 백 3시간45분, 흑 2시간3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