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기력 높여 단숨에 스타덤 오르기 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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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돈방석' 꿈꾸며 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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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배우 A씨(36). 경력 10년차인 그의 지난해 수입은 1000만원에 못 미쳤다. 3년 전 1년동안 1800여만원을 번 것이 최고였다. 지금의 수입으로는 가정을 꾸리기가 어렵다고 보고 아직 결혼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 그런데 연극배우 중 A씨의 경우는 그래도 나은 편이다. 대학로에서 활동 중인 연극배우 중에선 아예 돈을 못 만지고 '무료 출연'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예나 지금이나 극단들이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다. A씨의 꿈은 영화배우로 전업해 성공하는 것. 아직 기회를 잡지못했으나 언젠가는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고된 연극배우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영화배우가 된다고 해서 단숨에 '돈방석'에 앉는 것은 아니다. 대중들에게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연극배우가 주연을 맡기는 힘든 일이고, 운 좋게 조연으로 나서더라도 3~4개월간 영화 한편을 찍으면서 받는 돈은 700만~800만원 수준이다. 단역으로 몇차례 화면에 등장하면 출연료는 100만원을 넘지 않는다. 하지만 비중이 작은 역할이라도 영화 한편으로 '대박'을 터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 자신이 출연한 영화에 관객들이 몰리고 또 강렬한 인상을 심어줄 경우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영화 감독들도 연기가 받쳐주는 연극배우들을 발굴, 스크린에 데뷔시키기 위해 자주 대학로를 찾고 있기도 하다.
'안방 극장'의 탤런트들도 영화쪽 문을 두드리고 싶어한다. 무엇보다도 영화를 통해 자신의 진가를 평가받고 싶어서다. TV 드라마의 경우 대본이 보통 촬영 하루 전에 나오기 일쑤다. 대사 외우기도 바빠 제대로 연기연습을 하기가 힘든 실정.
반면 영화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 완성된 시나리오를 보고 충분한 준비를 할 수 있다. 촬영 중에도 모니터링을 하면서 얼마든지 연기의 완성도를 높여갈 수 있다.
대중들에게 이름이 꽤 알려진 탤런트들의 경우 영화 한편 출연료로 제작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2억원 안팎을 받을 수 있다. 더욱이 정상급 영화배우로 자리잡게 되면 편당 출연료는 5억원을 호가하고 '모시기 경쟁'도 치열해 1년에 영화 1~2편만 찍고도 고소득의 안정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정상급 영화배우들은 CF 수입도 만만찮아 전업배우를 희망하는 연기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수나 개그맨들도 활동폭을 넓혀 수입을 증대하기 위해 스크린을 노크해 왔다. 영화사 입장에선 지명도가 있는 가수나 개그맨들을 기용하면 흥행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연기력만 어느 정도 받쳐주면 적극 캐스팅하고 있다.
특히 요즘 아이돌 스타들은 입문 과정에서 연기공부도 병행해 영화에 출연할 경우에도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8년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에 출연했던 원더걸스의 소희도 기회만 주어진다면 다시 영화에 도전하겠다는 입장이라고 그의 소속사인 JYP 엔터테인먼트 측은 전했다. 요즘 아이돌그룹은 가수만을 고집하지 않고 드라마와 영화쪽 활동도 함께 하는 만능 엔터테인너를 원한다고 했다.
이는 연예 기획사 입장에서도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방식. JYP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가수 활동 뿐만 아니라 연기활동도 할 수 있다면 회사 입장에선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수입도 늘어나게 돼 아이돌그룹의 양성시 심도있는 연기지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영화 감독들은 요즘 캐스팅을 할 때 인기 있는 아이돌그룹도 눈여겨 보고 있다.
최근 개봉된 '포화속으로'에 빅뱅의 최승현을 캐스팅한 이재한 감독은 "한국전쟁을 다루는 영화에서 17세 나이의 오장범이란 주인공은 극단적으로 내성적이면서 끝에 가서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불타는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71명의 학도병을 이끄는 지도력을 발휘한다. 현재 활동하는 10대, 20대, 심지어 30대 배우들을 모두 놓고 캐스팅을 검토하다가 주변에서 최승현을 추천했다"며 "실제 만나 보니 그의 수줍음이 친근하게 다가왔고 진지함에 반해 10분도 안돼 마음속으로 오장범 역으로 그를 낙점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최승현에게 마음으로 느끼면서 연기를 하라고 지도했는데 무난히 소화했다. 앞으로 영화배우로서 그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만족해 했다.
전문가들은 '만능 엔터테이너 시대'가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면서 앞으로 다양한 예능 분야 스타들의 스크린 진출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