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 페이퍼진] 개그맨-영화배우 변신 임하룡 "꾸준한 출연 행복"

"조연급 감초역할이지만… 출연 자주 할 수 있어 행복"

"비록 조연급이지만 1년에 두 세 편씩 꾸준히 출연할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합니다."

임하룡은 '웰컴 투 동막골'(2005년)에서 열연한 뒤 제26회 청룡영화제와 제43회 남우조연상을 잇달아 수상했다. 그리고 비로소 배우로 인정받았다.

다소 늦은 나이에 스크린을 노크하긴 했지만 개그맨이란 편견을 깨고 '배우'로의 입지를 굳히는데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는 오래전에도 '미스코뿔소 미스타 코란도'(1989년) '돌아온 쉰옥수수'(1992년) 등의 영화에 출연한 적이 있다. "그땐 배우로서 보다는 개그맨으로 누린 인기 덕분에 잠깐 외도한 것이었죠."

그가 정식으로 스크린 배우로 이미지를 각인 시킨건 2003년에 개봉된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 김하늘 강동원이 주연한 이 작품에 출연한 뒤 '개그맨 임하룡'이 아닌 '영화배우 임하룡'의 이미지를 관객들에게 확인시켰다. "지금도 당시 제 모습을 인상깊게 기억한다는 분들이 많아요."

이 작품을 계기로 그에겐 출연제의가 쏟아졌다. 2004년에만 '아는여자' '아라한장풍대작전' '범죄의 재구성안' 등 세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임하룡은 감칠맛 나는 감초연기가 최대의 매력.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에 빛난 '웰컴 투 동막골' 이후에도 '빨간모자의 진실' '맨발의기봉이' '원탁의천사'(이상 2006년), '싸움' '브라보 마이라이프'(이상 2007년), '인사동스캔들' '내사랑 내곁에'(이상 2008년) 등에 출연하며 줄곧 배우의 길을 걸었다.

임하룡은 "의도적으로 방송출연을 자제해본 적이 없는데도 어느 순간 영화쪽에서만 섭외가 오더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터뷰 때면 으레 코미디로 다시 돌아갈 생각이 없느냐고 묻는다"면서 "한번도 영화에만 출연하겠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코미디든 드라마든 방송활동은 병행하고 싶다는 얘기다. 10여년 전까지만해도 그는 국내 최고의 개그맨 중 한 명이었다. '유머1번지-추억의 책가방' '쇼비디오자키-도시의 천사들' 같은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빨간 양말을 신고 다이아몬드 스텝을 밟으며 시청자들을 웃긴 '젊은 오빠'이자 '쉰옥수수'였다.

스크린 무대에서 자리매김한 그는 지난 3월부터 방영중인 MBC일일시트콤 '볼수록 애교만점'을 통해 또다시 만능스타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딸부잣집의 고개숙인 가장 역으로 특유의 곰살맞은 연기를 펼치고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렇다고 방송에만 매달릴 생각은 없다. 당장 7월 둘째주부터 그는 김승우 손병호 등이 주연을 맡은 형사 영화 '태양은 가득히' 촬영을 앞두고 있다.

다만 과거엔 방송이 주무대이면서 영화는 외도였지만 지금은 완벽하게 거꾸로다.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일부러 그러는건 아닌데 어느순간 영화가 본업이고 방송은 어쩌다 한번씩 출연하는 나들이가 됐습니다. 하하하."

임하룡이 배우로 변신하게 된 이유도 궁금하다. "각 방송사 개그 프로그램이 '개그콘서트' 스타일로 바뀌었습니다. 그마저도 젊은 후배들이 주로 출연했기 때문에 선배들은 설 땅이 없었죠. 돌파구로 삼은 게 연극이었고 결과적으로는 연기 위주의 코미디를 주로 해온 저한테는 영화쪽 진출이 비교적 쉬웠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