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감독, '3000만 클럽' 흥행史 새로 쓰나

21년동안 관객 2800만 돌파 … '이끼' 개봉 앞두고 기록 경신 관심

강우석 감독의 '3000만 클럽' 달성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충무로의 자존심을 대표하는 강우석 감독은 지난 1989년 영화 '달콤한 신부들'로 데뷔해 지금까지 18편의 메가폰을 잡았다.

이중 1100만명을 기록한 '실미도'를 비롯해 '강철중'(430만명), '한반도'(388만명), '공공의 적' 1편(300만명)과 2편(391만명) 등을 한국영화 역대 흥행 상위권에 올려놓았다.

이들의 총 동원 관객수는 약 2630만명. 여기에 단관 개봉한 이전 작품들이나 흥행 쓴 맛을 본 10여 편을 더하면 대략 2800만명이 넘는다.

그리고 14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끼'가 200만을 넘기면, 강 감독은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한국영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된다.

사실 바람 잘 날 없는 충무로에서 20년 넘게 스타 감독으로서 흥행 파워를 과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급변하는 산업구조와 제작환경에 발 맞추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지만 더 큰 문제는 관객 취향의 변화다. 영화가 유일한 오락거리였던 과거와는 달리, 수많은 미디어를 통해 볼거리 놀거리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요즘 관객을 극장가로 끌어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강 감독은 매번 과감한 승부수를 던지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이끼' 역시 최근 제작한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 참패를 기록하며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제작됐다. 소위 흥행 안전 장치가 전혀 없는, 말 그대로 도전 정신으로 가득찬 영화다.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만큼, 스크린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다. 또 많은 등장인물의 복잡한 사연을 한 그릇에 담아내야 하고, 스릴러적 요소가 강한 장르 또한 흥행코드와는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강 감독은 자신의 기본 연출색은 유지하면서 새로운 컬러로 영화적 완성도와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젊은 세대들과의 소통을 시도했다. 시사회 반응 또한 무척 뜨겁다. 첫 기자 시사회 직후 열기를 감지한 주연배우들은 지난 7일부터 예정에 없던 게릴라 무대인사를 시작하는 등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 흥행에 자신감을 가진 제작사측은 개봉을 14일로 하루 앞당기는 공격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 추세라면 강 감독의 3000만 클럽 달성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이끼'를 통해 줄줄이 대기록이 달성될 전망이다. 박해일은 '괴물'로 이미 천만 돌파의 희열을 맛봤다. '이끼'의 성적에 따라 그 또한 2000만 클럽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대박작 '웰컴투 동막골'과 '실미도'로 이미 2000만 고지를 넘어선 정재영도 홍보에 박차를 가하며 새 기록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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