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새로운 戰端

〈제2보〉(17~31)=왕시(王檄·26)는 이름 때문에 과격하리란 선입관을 주지만 실제론 유순하고 다정다감한 청년이다. 2004년 삼성화재배 준우승, 2006년 TV아시아 우승으로 세계대회 준우승 2회면 九단을 주는 중국 규정에 따라 '입신(入神)'에 올랐다. 2007년 제9회 농심배 때는 3연승을 질주, 중국의 첫 우승에 주춧돌 역할을 했다. 300명이 넘는 중국 프로기사들 중 왕시의 현재 랭킹은 3위.

백△의 침입에 대한 흑의 대응은 17이었다. 최대한 압박해 주도권을 잡겠다는 작전. 18로는 참고1도 1도 있지만 15까지의 진행을 상정할 때 흑▲의 위치가 너무도 안성맞춤이다. 20때 21이 호평을 받았다. 백이 참고2도 1로 받으면 9 이후 흑A로 계속 공격 대상이 된다. 고심하던 백은 22로 아예 손을 빼 버렸다.

이제 23의 공격은 당연. 25는 온건한 수로, 참고3도 1의 씌움도 가능했다. 한 수 손을 뺐음을 감안하면 30까지는 백도 불만 없는 진행이다. 바둑은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흑은 이제 어디서 새로운 전단(戰端)을 마련할 것인가. 검토실의 의견이 분분할 때 31이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