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은 여러 사람의 돈을 모아 위험에 닥친 사람에게 목돈을 지급해줌으로써 예상하지 못한 경제적 부담을 해소해주는 것이 주목적이다. 이런 보험제도가 제대로 운용되기 위해서는 형평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건강한 사람과 질병에 걸린 사람 중 누가 더 위험할까? 등산을 하는데 걸어서 등산하는 사람과 암벽을 타고 등반을 하는 사람 중 누가 더 위험할까? 만약 이러한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모두 동일한 조건으로 보험 계약을 체결한다면 건강하거나 위험하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것이므로 보험 가입을 회피할 것이다. 반대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려고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선 사람들이 보험료로 낸 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이 보험금으로 지급될 것이고 보험업은 유지되기 어렵다.
따라서 보험에 가입하는 사람들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보험의 효용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험 가입자들이 자신의 건강상태나 직업 등 위험과 관련된 사항들을 있는 그대로 보험회사에 알려야 한다. 이를 '고지의무' 또는 '계약 전 알릴 의무'라고 한다. 보험회사가 고객에게 보험계약과 관련된 중요한 내용을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처럼 보험계약자들도 보험 가입에 필요한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 정확히 알려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보험계약시 체크해야 할 항목도 많고 개인의 정보에 관해 기재할 것도 많아 고지의무와 관련된 사항은 잘 살펴보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잘못 체크했다간 사고를 당하더라도 보장을 받지 못하거나 계약이 해지될 수도 있다.
고지의무 항목은 질병이나 재해 발생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사항이다. 보험 가입자들이 고지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부당보험금 청구가 늘어나면 보험료 산출의 기초가 되는 위험률이 높아지고, 궁극적으로 보험료가 상승해 선량한 보험계약자가 피해를 보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된다.
고지의무 위반으로 보험계약이 해지될 경우에는 이미 납입한 보험료 또는 해약환급금만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회사가 고지의무 위반 사실을 안 날로부터 1개월이 지났거나, 보장개시일이 2년 이상(진단계약의 경우 질병에 대해서는 1년) 지났는데도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엔 고지의무 위반이라도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 또한 보험설계사 등이 보험계약자 또는 보험대상자의 계약 전 알릴 의무 사항을 임의로 기재한 경우도 계약 해지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