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실전적 强手

〈제3보〉(31~42)=이창호(35)의 배필이 될 예비신부 이도윤(24)씨는 인터넷 바둑기자 출신. 명지대 바둑학과 졸업 전 여자연구생에 들어가 프로 수준인 1조까지 올랐던 바둑 강자다. 둘은 첫 만남부터 취재원과 취재기자로 출발, 이씨가 직장을 떠날 때까지 함께 '공무 수행'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랑을 키워갔다. 짓궂은 동료들이 "11살 차이면 현행범"이라고 공격하면 이창호는 "나보다 더 어른스럽다"며 자신의 무죄(?)를 주장한다.

31은 결단의 한 수. 온건하게 두려면 '가'에 붙이는 대안(代案)도 있었다. 참고도 14까지가 하나의 틀인데 백의 실리가 너무 짭짤하다고 보고 실전 31을 택했다. 32로 육박한 수에서도 실리에 민감한 이창호의 기풍이 그대로 드러난다. 33은 하변 백 2점과 우중앙 백 미생마를 동시에 노리는 야심 찬 수. 하지만 결과적으론 40, 백34, 흑 '나', 백 '다', 흑 '라'의 진행이 더 나았다.

34, 36이 마구잡이처럼 보이지만 꽤 실전적인 강수였다. 이렇게 되면 흑은 일단 37로 한 방 날리고 하변 흑 2점은 사석(捨石) 처리를 연구하는 게 고수들의 호흡이다. 실제로 42까지 흑 2점이 완전히 갇혔다. 왕시로선 이제 2점을 희생한 대가를 어떻게든 찾아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