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생큐, 인텔"… 깜짝 실적에 아시아 증시 급등

14일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생큐, 인텔!"을 외쳤다. 세계 최대 반도체칩 제조사인 미국 인텔의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예상보다 높은 실적 발표)' 덕분에 한국 증시가 25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일본과 대만증시도 2% 안팎으로 급등했다. 특히 한국증시는 연중 최고점을 경신, 1550~1750 사이에서 10개월째 지속된 박스권 탈출 기대감도 커졌다.

코스피지수는 전날에 비해 22.93포인트(1.32%) 오른 1758.01로 장을 마쳤다. 이는 연중 최고이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2008년 6월 18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9072억원을 순매수(매수액에서 매도액을 뺀 금액)하며 작년 9월 18일 이후 가장 많은 주식을 사들였다. 역대 다섯 번째로 많은 규모다. 프로그램매매(컴퓨터에 미리 입력된 조건에 따라 자동적으로 주식을 사고파는 것)도 1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삼성전자가 3.52% 급등했고, LG디스플레이(2.41%)·LG전자(0.60%)·하이닉스(3.41%) 등 대형 IT주들이 '인텔효과'를 누렸다.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를 기록하면서 증권업종도 7% 넘게 폭등했다.

전날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포르투갈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지만, 재정위기로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가 국채발행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유럽증시는 2% 안팎 급등했다. 미국 증시는 부진한 경제지표 발표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높게 나온 기업실적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다. 다우평균이 1.44% 상승했고,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지수는 1.99% 급등했다. 인텔은 미국 증시 마감 직후 PC 칩 매출 증가로 2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과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코스피지수가 3개월여 만에 연중 최고점을 경신하면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박스권을 뚫고 1800선까지 오를 수 있느냐에 쏠리고 있다.

한화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국내증시가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며 "8월 내에 1820선 안팎, 연내 1950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증권 윤지호 투자전략팀장은 "돌다리를 두드려 본 뒤에도 건너지 않는다면 신중한 것이 아니라 우유부단한 것"이라며 "지금은 과감하게 밀어붙여야 할 때"라고 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낙관해선 안된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7월 말 돌아오는 스페인 국채 만기와 유럽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건전성 진단)' 결과 발표 등 외부 변수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강재웅 연구원은 "성급한 추격 매수보다는 유럽 재정 위기 관련 변수들의 방향성을 확인한 뒤 매수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