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장군 멍군

〈제5보〉(60~71)=왕시(王檄)는 2006년 제18회 TV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자. 비록 군소 타이틀이지만, 어쨌든 세계대회 우승 경력을 가진 기사는 한 중 일을 통틀어 손꼽을 정도로 적다. 한국서 열렸던 그 대회서 왕시의 세계정상 등극을 허용한 결승전 상대가 바로 이창호였다. 둘은 통산 4번을 맞붙어 이창호가 3승 1패로 앞서 있다.

60은 대세점에 해당하는 요처(要處). 흑도 61의 급소를 차지한 뒤 적의 동태를 살핀다. 62로 참은 수가 좋았다. 기분 같아선 '가'로 째고나오고 싶지만 참고1도 23까지 선수(先手)로 싸발려 안 좋다. 백이 자중했건만 흑은 63에 붙여 준동을 계속한다. 65가 노렸던 수. 백 '나'면 68로 끊어 사석 처리하면서 외곽을 틀어막겠다는 뜻이다.

상대 의도를 간파한 백의 66, 68이 멋졌다. 세계적 고수들다운 수순들이 교환되고 있다. 66때 67로 참고2도 1이면 9까지 넘어갈 수는 있지만 12까지 별 소득이 없다. 백A가 남아 좌하귀 주인도 불확실하다. 왕시는 69로 백70을 강요한 뒤 71로 뛰어들어 뭔가를 잔뜩 노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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