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 페이퍼진] 시네마 오디세이 - '슈렉 포에버'
입력 : 2010.07.15 14:04
| 고정관념 뒤엎은 캐릭터의 향연…아쉬운 아듀! |
'슈렉 포에버'(감독 마이크 미첼)는 인기 애니메이션 '슈렉' 시리즈의 네번째이자 마지막 작품이다. 장화 신은 고양이를 내세운 스핀오프 영화(번외편)가 만들어진다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덤일 뿐이다.
'슈렉 포에버'는 완결편답게 주요 캐릭터가 모두 등장한다. 슈렉과 피오나공주, 장화신은 고양이, 수다쟁이 당나귀 동키, 악당 럼펠, 불을 뿜는 용, 해롤드 왕과 릴리안 왕비 등이 다 나온다. 상황은 많이 변해 있다. '겁나 먼 왕국'을 구해낸 슈렉과 피오나 공주는 세 명의 아이를 둔 평범한 가정을 이뤄 산다. 날렵했던 고양이는 더 이상 장화를 신지 않는 D라인 몸매가 되어 있다.
영화는 슈렉의 권태에서 시작된다. 슈렉은 착하고 가정적인 아빠, 남편이다. 개구쟁이 아이들을 돌보느라 하루 해가 짧다. 먹이고, 재우고, 오줌줄기를 맞아가며 기저귀를 갈아준다. 심지어 관광 상품, 어린이의 놀림감이 되어 있다. 슈렉은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삶에 회의를 느낀다. '괴물다운 괴물'이었던 시절을 그리워한다.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진흙 목욕을 실컷 하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아, 옛날이여'를 외치는 것이다.
슈렉은 그래서 악당 럼펠과 이상한 계약을 한다. 단 하루 옛날로 돌아가는 대신 '겁나먼 왕국'을 럼펠에게 넘긴다. 하지만 슈렉은 럼펠에게 속고 만다. 럼펠은 슈렉의 과거 중에서 그의 생일을 없애버린다. 슈렉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려는 의도다. 이제 사랑하는 사람의 첫 키스만이 슈렉을 구할 수 있다. 사랑하는 남자의 첫 키스만이 성에 갇혀 있던 피오나 공주를 구할 수 있었던 1편과 정반대이다.
이후 전개는 사실 뻔하다. 슈렉과 피오나는 힘을 합쳐 악당 럼펠을 물리치고 사랑을 되찾는다. 해피엔딩이다. 그 과정에서 웃음을 유발하는 여러 에피소드가 등장하고, 치열한 전투도 펼쳐진다.
'슈렉 포에버'는 슈렉이 자기 정체성에 의문을 갖는 데서 출발한다.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여행의 기록이다. 일상에 찌들어 사는 현대인, 특히 남성들의 초상이나 다름없다. '진정한 괴물'이 된 슈렉은, 왜소해진 현대인의 꿈을 대리충족시켜 주는 존재다. 하지만 영화는 더 무겁게 나아가지 않는다.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선에서 멈춘다. 대신 다양한 볼거리로 흥미를 자아낸다. 아쉬운 점이 없지 않지만, 메가히트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완결편으로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결말이다.
'슈렉'은 2001년 첫선을 보인 후 전세계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어린이 뿐만 아니라 성인 관객들도 이 시리즈에 열광했다. '슈렉' 시리즈가 인기를 끈 비결은 뭘까. 한마디로 발상의 전환이다. 수많은 전설과 동화를 통해 상식처럼 전해져 온 고정관념을 뒤집었다.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공주, 백마 탄 왕자가 아니라 못 생긴 괴물과 공주가 주인공이다. 게다가 공주를 구하는 괴물 슈렉은 영웅적인 캐릭터가 아니다. 그저 자기가 사는 집에 쳐들어온 불청객들을 쫓아내려는 소박한 생각에서 공주를 구했을 뿐이다. 피오나가 낮에는 공주, 밤에는 괴물이 된다는 설정도 흥미롭다. 결국 새로운 캐릭터를 통해 판타지를 전복하고, 동시에 새로운 판타지를 제공한 셈이다. 그래서 관객들은 '나보다 못한' 슈렉과 피오나 공주에게 친밀감을 느끼며 환호한다.
여기에 수많은 동화, 옛 이야기를 적절히 활용한 전략도 주효했다. '슈렉' 시리즈에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 피리부는 사나이, 피노키오, 개구리왕자 등의 모티프가 혼재돼 있다. 이 동화적인 이야기들을 익숙함, 친근함으로 재치있게 비튼 점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옛날 옛적에 아름다운 공주와 멋진 왕자가...'로 시작하는 옛 이야기는 대부분 '...그래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마무리된다. 둘이 결혼하는 데서 끝난다. '슈렉 포에버'는 그 고정관념을 다시 비틀었다. 최종적으로는 해피엔딩이지만, 동화나 옛 이야기의 주인공도 결혼만 하면 무조건 행복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현실에 발 붙인 애니메이션인 셈이다.
'슈렉' 시리즈와 '방자전'의 유사성도 눈여겨볼 만하다. 통념을 뒤집었다는 점이다. '방자전'은 이몽룡과 춘향이 아니라 방자가 주인공이다. 하인 방자와 기생 춘향의 사랑이 줄기를 이룬다. 방자와 슈렉은 우리 사회의 아웃사이더, 타자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존재하는 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하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영화를 만들 수 있다. '슈렉' 시리즈는 그 발상의 전환의 성공적인 예로 기억될 것이다.
'슈렉 포에버'는 완결편답게 주요 캐릭터가 모두 등장한다. 슈렉과 피오나공주, 장화신은 고양이, 수다쟁이 당나귀 동키, 악당 럼펠, 불을 뿜는 용, 해롤드 왕과 릴리안 왕비 등이 다 나온다. 상황은 많이 변해 있다. '겁나 먼 왕국'을 구해낸 슈렉과 피오나 공주는 세 명의 아이를 둔 평범한 가정을 이뤄 산다. 날렵했던 고양이는 더 이상 장화를 신지 않는 D라인 몸매가 되어 있다.
영화는 슈렉의 권태에서 시작된다. 슈렉은 착하고 가정적인 아빠, 남편이다. 개구쟁이 아이들을 돌보느라 하루 해가 짧다. 먹이고, 재우고, 오줌줄기를 맞아가며 기저귀를 갈아준다. 심지어 관광 상품, 어린이의 놀림감이 되어 있다. 슈렉은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삶에 회의를 느낀다. '괴물다운 괴물'이었던 시절을 그리워한다.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진흙 목욕을 실컷 하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아, 옛날이여'를 외치는 것이다.
슈렉은 그래서 악당 럼펠과 이상한 계약을 한다. 단 하루 옛날로 돌아가는 대신 '겁나먼 왕국'을 럼펠에게 넘긴다. 하지만 슈렉은 럼펠에게 속고 만다. 럼펠은 슈렉의 과거 중에서 그의 생일을 없애버린다. 슈렉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려는 의도다. 이제 사랑하는 사람의 첫 키스만이 슈렉을 구할 수 있다. 사랑하는 남자의 첫 키스만이 성에 갇혀 있던 피오나 공주를 구할 수 있었던 1편과 정반대이다.
이후 전개는 사실 뻔하다. 슈렉과 피오나는 힘을 합쳐 악당 럼펠을 물리치고 사랑을 되찾는다. 해피엔딩이다. 그 과정에서 웃음을 유발하는 여러 에피소드가 등장하고, 치열한 전투도 펼쳐진다.
'슈렉 포에버'는 슈렉이 자기 정체성에 의문을 갖는 데서 출발한다.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여행의 기록이다. 일상에 찌들어 사는 현대인, 특히 남성들의 초상이나 다름없다. '진정한 괴물'이 된 슈렉은, 왜소해진 현대인의 꿈을 대리충족시켜 주는 존재다. 하지만 영화는 더 무겁게 나아가지 않는다.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선에서 멈춘다. 대신 다양한 볼거리로 흥미를 자아낸다. 아쉬운 점이 없지 않지만, 메가히트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완결편으로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결말이다.
'슈렉'은 2001년 첫선을 보인 후 전세계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어린이 뿐만 아니라 성인 관객들도 이 시리즈에 열광했다. '슈렉' 시리즈가 인기를 끈 비결은 뭘까. 한마디로 발상의 전환이다. 수많은 전설과 동화를 통해 상식처럼 전해져 온 고정관념을 뒤집었다.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공주, 백마 탄 왕자가 아니라 못 생긴 괴물과 공주가 주인공이다. 게다가 공주를 구하는 괴물 슈렉은 영웅적인 캐릭터가 아니다. 그저 자기가 사는 집에 쳐들어온 불청객들을 쫓아내려는 소박한 생각에서 공주를 구했을 뿐이다. 피오나가 낮에는 공주, 밤에는 괴물이 된다는 설정도 흥미롭다. 결국 새로운 캐릭터를 통해 판타지를 전복하고, 동시에 새로운 판타지를 제공한 셈이다. 그래서 관객들은 '나보다 못한' 슈렉과 피오나 공주에게 친밀감을 느끼며 환호한다.
여기에 수많은 동화, 옛 이야기를 적절히 활용한 전략도 주효했다. '슈렉' 시리즈에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 피리부는 사나이, 피노키오, 개구리왕자 등의 모티프가 혼재돼 있다. 이 동화적인 이야기들을 익숙함, 친근함으로 재치있게 비튼 점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옛날 옛적에 아름다운 공주와 멋진 왕자가...'로 시작하는 옛 이야기는 대부분 '...그래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마무리된다. 둘이 결혼하는 데서 끝난다. '슈렉 포에버'는 그 고정관념을 다시 비틀었다. 최종적으로는 해피엔딩이지만, 동화나 옛 이야기의 주인공도 결혼만 하면 무조건 행복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현실에 발 붙인 애니메이션인 셈이다.
'슈렉' 시리즈와 '방자전'의 유사성도 눈여겨볼 만하다. 통념을 뒤집었다는 점이다. '방자전'은 이몽룡과 춘향이 아니라 방자가 주인공이다. 하인 방자와 기생 춘향의 사랑이 줄기를 이룬다. 방자와 슈렉은 우리 사회의 아웃사이더, 타자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존재하는 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하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영화를 만들 수 있다. '슈렉' 시리즈는 그 발상의 전환의 성공적인 예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