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 진료봉사 11년 '치과 할아버지'

80대 치과 의사가 10년 넘게 장애 학생들을 무료로 진료해주고 있다. 인천에 있는 정신지체 특수학교인 연일학교의 치과보건관리소 우광균(81) 소장이다.

그는 서울대 치대를 나와 40여년간 인천에서 치과를 운영했다. 그러다가 1999년 병원을 정리하면서 연일학교와 인연을 맺었다.

"나이가 더 들기 전에 사회에 좋은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 스스로 학교를 찾아가 제안했고, 병원에 있던 진료도구들을 모두 갖고 와 교실 하나를 치과보건관리소로 꾸몄다. 그 뒤 매주 월~금요일 오전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이 학교 전교생에게 올바른 이닦기 방법 등 치아 관리 요령을 알려주고, 구강 검사와 치아에 불소 씌우기, 충치 치료 등을 해주어 왔다.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는, 무료 자원봉사다.

그는 "처음에는 충치가 있는 학생이 75%나 됐어요. 그런데 이제는 25%가 안 되죠. 이렇게 '환자'가 줄자 지난해부터는 매주 월·수요일 오전에만 진료를 하고 있다.

장애 학생들을 진료하기는 쉽지 않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치료를 너무 겁내서 진료하는데 갑자기 그의 손가락을 물기도 하고, 진료 의자에 앉자마자 우는가 하면 너무 긴장해 소변을 지리는 아이도 있었다. 그는 이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장애인의 심리와 교육 분야를 공부하고, 흰색 가운 대신 곰돌이를 수놓은 컬러 가운을 두르기도 했다.

"이젠 아이들이 치료할 일이 없어도 '할아버지' '할아버지'하며 그냥 진료소에 찾아오곤 해요." 그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이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