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대출금리만 올리고… 예금금리는 '미적'

지난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른 데 이어 일부 은행이 예금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은행은 다음주 이후에나 예금금리 인상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15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16일부터 고시(告示) 예금금리를 상품 종류와 가입 기간에 따라 0.1~0.3%포인트 인상키로 하고 모든 영업점에 예금금리 조정 공문을 발송했다.

기업은행의 서민섬김통장 1년제 고시 예금금리는 기존 연 3.5%에서 연 3.7%로 0.2%포인트 오른다. 급여이체나 신용카드 등을 같이 신청하면 받을 수 있는 우대금리 최고 0.6%포인트를 더하면 최고 연 4.3%의 금리를 준다. 기업은행의 각종 정기적금 금리도 0.1~0.2%포인트씩 인상된다.

하지만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대형 은행들은 빨라도 다음주에나 예금금리 인상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15일 우리은행의 1년제 정기예금 금리는 영업점장 전결금리를 포함해 최고 연 3.85%로 지난주와 같은 수준이다.

이날 하나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도 지난주와 같이 최저 연 3.3%( 영업점장 전결금리 등 포함 시 최고 연 3.9%)로 변화가 없다.

반면 은행들은 지난 9일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서 시장금리가 상승하자 대출금리를 곧바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9일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가 0.17%포인트 오르자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의 3개월 CD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이번주 초 같은 폭으로 올랐다. 15일 현재 우리은행의 CD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03~5.35%, 신한은행은 연 4.63~5.63%, 하나은행은 연 4.73~6.23% 수준이다.

은행이 대출재원을 모을 때 든 비용을 반영해 산출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COFIX) 금리 중 신규취급액 기준금리도 전달보다 0.12%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그만큼 올랐다.

이에 대해 정성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그동안 금리 상승기에는 은행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예금금리는 그보다 완만하게 올라 예대금리 차가 커졌다"면서 "금리인상 기조가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미리 자금을 확보하려고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앞서 최근 한두달 새 예금금리를 0.1~0.2%포인트가량 앞서 올렸다"고 해명하면서 "추가 예금금리 인상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