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저축은행도 굼벵이처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일부 저축은행들도 금리 인상에 나섰다. 하지만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저축은행들도 예금금리 인상에는 굼벵이처럼 느리다. 저축은행 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9일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이후 현재까지 금리(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 기준)를 올렸거나 금리 인상을 결정한 곳은 전체 105개 저축은행 중 8개에 불과하다.

서울에 있는 신민저축은행은 지난 12일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4.3%에서 연 4.5%로 0.2%포인트 올렸다. 인천에 있는 신라저축은행도 지난 13일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0.3%포인트 인상해 연 4.3%를 주고 있다. 서울의 W저축은행은 19일자로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0.1%포인트 올린 연 4.4%를 적용한다. 저축은행 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 중에는 기준금리 인상 한두달 전에 미리 예금 금리를 올린 곳이 많다"면서 "미리 금리를 올린 은행들을 제외한 다른 저축은행들도 조만간 금리 인상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후 예금 금리를 더 내린 곳도 있다. 전북의 호남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 12일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4.2%에서 연 4.0%로 0.2%포인트 낮췄다. 광주의 스마트저축은행 역시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4.22%에서 연 3.93%로 0.29%포인트 인하했다. 이 은행의 경우 2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와 1년 만기 정기적금 금리도 각각 0.19%포인트, 0.4%포인트씩 하향 조정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각자 자금 사정에 따라 금리를 조정하기 때문에 시중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예금금리를 하향 조정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으로도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의 투자법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중은행이나 저축은행의 단기 예금상품에 돈을 굴리라고 조언한다. 미래저축은행의 강혁 기획팀장은 "일단 단기 금융 상품에 가입한 후 금리가 더 오르면 장기 상품으로 갈아타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