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예쁜 그릇엔 무엇을 담을까?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이 희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냉면·우동·칼국수를 담는 우묵한 그릇, 파스타가 어울리는 납작한 접시, 양념용 종지, 수저받침 등 작품마다 일상의 미학과 정감이 오롯하다. 추어올린 듯 잡아 내린 듯 우아한 선 처리가 돋보이는 작품(박지선 작가)은 오목한 종지부터 넓은 접시까지 다양한 구성이 돋보인다.

은은한 회색빛이 도는 원기둥 그릇 옆에 작은 원기둥을 수저받침 용으로 곁들이거나(조미현 작가), 소용돌이 무늬를 바닥에 새겨 식후의 미감을 즐기도록(김성주 작가) 섬세하게 빚었다. (02)722-0756

시인 백석이 '반가운 것'이라며 어여삐 여긴 음식이 국수였다. '부드럽고 수수한' 면발을 담는 한국·중국·일본의 국수 그릇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내달 13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가회동 이도갤러리에서 열리는 '한중일(韓中日) 면기전'에서는 미적인 감각과 실용성을 고루 갖춘 국수 그릇 90여점이 선보인다. 한국도자디자인협회가 주관하고, 국내 도자 디자이너 70명과 일본(12명), 중국(8명) 작가가 참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