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번의 르네상스 준비하는 병원 되길"

박창일(64) 연세대 의료원장이 오는 31일 퇴임을 앞두고 '세브란스 르네상스의 비밀'이란 책을 냈다. 박 원장은 "세브란스병원이 125년 전 제중원시절부터 오늘의 르네상스를 이루기까지 성장한 과정을 담았다"며 "교과서나 의학 책은 많이 냈지만 병원 경영에 대한 책을 쓴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2005년 새 병원을 완공하고 2007년 국내 처음으로 JCI(국제의료기관 평가원) 인증을 받는 등 세브란스병원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2007년 장기 파업과 같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게 도와준 병원 식구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의료원장에서 물러나 시원섭섭하다"면서도 "오늘의 '르네상스'에 안주하지 말고 향후 100년을 준비하는 세브란스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박 원장은 "작년 고(故) 김대중 대통령께서 우리 의료진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편안하게 서거한 일과 2006년 지방선거 유세 중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피습당했지만 의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에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지난해의 김 할머니 존엄사 논쟁과 관련해서는 "우리 병원이 소송에서는 졌지만 의료계가 1997년 보라매 병원 판결 때 국민에게 잃었던 신뢰를 되찾는 계기가 된 획기적 판결"이라고 했다.

20일 저녁 밀레니엄 서울힐튼 호텔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는 방우영 연세대 재단이사장, 한승수 전 국무총리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방우영 재단이사장은 "박 의료원장의 헌신적 노력으로 세브란스의 '르네상스'를 맞이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병원을 위해 계속 봉사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2005년 세브란스병원장으로 취임해 국내 최초로 로봇수술을 도입했고, 2006년에는 한국인 처음으로 세계재활의학회장에 선출됐다. 퇴임 후엔 재활의학교실 평교수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