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세 할머니가 미국 시민권을 얻은 날 4대(代)가 환호했다.
멕시코 태생인 이그나시아 모야 할머니가 국경을 넘은 지 40년, 시민권에 도전한 지 24년 만의 경사였다. 지난 19일 시민 선서식이 열린 시카고 이민국에는 아들 미구엘(78) 내외를 비롯한 두 자녀와 14명의 손자·손녀, 20명의 증손자녀, 8명의 고손자녀들이 할머니의 '지각 귀화'를 축하했다.
할머니가 미국에 온 것은 60대였던 1970년이다. 그전까지 집안 아이들을 돌보는 유모 노릇만 하다가 남편이 죽고 난 3년 뒤 미국행 길에 올랐다. 먼저 와 있던 자녀들 집에서 영주권을 받아 지냈다. 하지만 시민권 취득은 20년 넘게 실패를 거듭했다. 1986년부터 신청했지만 영어시험에서 번번이 미끄러졌다. 나이가 들어 시력·청력까지 떨어지면서 '40년 모국'의 시민권 취득은 꿈에 그치나 싶었다.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은 할머니에게 루이스 구티에레스(민주·일리노이주) 연방하원의원이 손을 내밀었다.
의료상 특별허가 대상자로 지정돼 영어와 미국사·정부지식 시험을 면제받았다. 구티에레스 의원은 할머니의 시민 선서식에 참여했다. 모야 할머니는 시민권을 포기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나도 투표가 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민국은 모야 할머니보다 더 많은 나이에 시민권을 취득한 사례가 적어도 3건 더 있다고 밝혔다. 라틴아메리칸 헤럴드트리뷴은 '1997년 로스앤젤레스에서 터키 태생 매닉 보칼리언 할머니가 귀화했을 때 117세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