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享樂의 代價

〈제10보〉(131~141)=가장 최근에 벌어졌던 LG배 결승전은 지난 2월의 14회 대회 이창호-쿵제(孔杰)전이었고 쿵제가 우승했다. 이창호로선 2005년 이후 국제대회 9연속 준우승이었다. 90년대 전성시절 12연속 우승 가도를 달리던 이창호와 동일인이란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군소대회인 2007년 중환배 우승을 빼면 그는 만 5년간 한 번도 우승컵을 안아보지 못했다. 이창호가 세계 정상에 다시 오를 날은 언제쯤일까.

131이 이 바둑의 패착(敗着). 참고도처럼 일단 좌하귀를 살아놓고 볼 일이었다. 3까지를 예상할 때 전체적으로 흑이 약간 엷긴 하지만 아직 충분히 버틸 만한 형세였다는 것. 백이 132로 잽싸게 좌하귀 흑을 품어서는 흑의 승기(勝機)가 순식간에 날아가 버렸다.

133부터 137까지의 조임이 짜릿하다. 그 수순에 깜빡 현혹돼 좌하귀가 잡혀선 균형도 다시 무너졌다. 흡사 잠시 뭔가에 한눈을 파는 틈에 애지중지하는 새끼를 맹수에게 채인 초식동물을 보는 것 같다. 입맛을 다시던 왕시, 141로 파호(破戶)해 본다. 연결고리를 추궁해 뭔가 소득을 올리려는 뜻. 백이 마지막 시험대에 올랐다. 최선의 응수는?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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