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끊지 못했다

〈제11보〉(142~155)=세계무대에선 무관(無冠)이지만 이창호는 명인 국수 바둑왕 3개 타이틀을 거느린 국내 '최대주주'다. 때마침 오늘부터는 중국 후난(湖南)성에서 한·중·일 3개국 명인들 간의 '세계통합명인전'이 시작된다. 이창호와 자웅을 겨룰 멤버는 중국 명인 구리(古力)와 일본 명인 이야마(井山裕太). 국제무대에서 슬럼프에 빠져 있는 이창호가 이번 대회를 제패, 자신이 '구들목장군'이 결코 아니란 걸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142로 단순하게 이어 둔 수가 정수. 참고도를 보자. 능률적으로 둔답시고 1로 막았다간 흑2의 급소를 당해 퇴로가 차단된다. 3으로 연결해도 단점이 A, B 두 곳에 드러나 두 토막을 면치 못하는 것. 결국 우변이 따로 살림을 차려야 하는데 10까지 자체로 사는 수가 없다. 145로 치중한 뒤 149까지 우변 백 1점을 잡는 것은 흑의 권리. 149까지 이렇게 될 곳이다.

152를 선수로 둔 다음 이제 '가'로 이어갈 차례다. 연결하지 않으면 우변 백 전체는 자체로 2집이 안 나는 모습. 그러나 백은 손을 빼 154로 꼬부렸고, 흑도 '가'로 끊지 못하고 155로 물러섰다. 흑이 후퇴한 사연이 무엇이었는지는 다음 보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종국(終局)의 순간이 점점 가까워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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