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사회 연구에 투자해야"… '게놈 프로젝트' 30억원 기부

투자회사인 에이티넘파트너스(Ati num partners) 이민주(62) 회장이 23일 30억원을 본지와 서울대 유전체의학 연구소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아시안게놈로드' 사업에 기부했다. 아시안게놈로드는 한국·몽골·터키 등 아시아인의 게놈(genome· 인간 유전정보의 총합)을 분석, 한국인의 뿌리를 찾는 대형 연구 프로젝트이다. 게놈을 분석하면 개인별 맞춤의학도 가능해 게놈은 미래의학의 보고로 불린다. 이번 기부는 이 회장이 서정선 유전체의학 연구소 소장에게서 아시안게놈로드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사업취지에 공감해 이뤄졌다.

서정선 소장은 "이 회장은 지난 1년간 꾸준히 게놈 사업에 대해 설명을 듣고 토론을 한 끝에 당초보다 10배 많은 기부를 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평소에도 헬스케어(건강·보건) 사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한 이민주 회장은 지난 1975년 완구업체인 조선무역을 세운 뒤 비약적으로 사업을 키웠다. 특히 외환위기 전후 지역유선방송 사업을 시작했고 2008년 3월에는 서울지역의 최대 케이블TV업체 C&M을 호주의 금융회사인 맥쿼리 등에 약 1조4500억원에 매각했다.

이민주 회장은 이후 활발한 투자활동을 벌이고 있다. 작년 말에는 민간 기업인으로는 국내 최초로 미국 석유회사 '스터링에너지USA'의 주식 99%를 9000만달러(약 10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그는 기부도 활발히 펼쳐 지금까지 연세대·KAIST·명지대·서울여대 등에 총 300억원대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주 회장의 기부는 자신의 사업 철학과 맞물려 있다. 이 회장은 "달라질 미래사회의 모습과 사람들의 필요를 파악해 투자와 기부를 펼쳐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이 회장의 부친은 원로 연극인 고(故) 이해랑씨이다.

한편, 공개적인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이 회장은 이날도 서울대 의대 교수 회의실에서 열린 기부식에 참석하지 않고 회사 관계자들만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