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에게 한국 알리는 지식콘서트"

'Ideas worth spreading'(나눌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들)이라는 모토를 내건 'TED'라는 콘퍼런스가 있다. 기술(Technology)·오락(Entertainment)·디자인(Design)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1984년 미국에서 시작됐다.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이 앞다퉈 강사를 자청하고, 이들의 강의는 TED 홈페이지(www.ted.com)에서 무료로 들을 수 있다.

'강의 업계'의 세계적 히트 상품이랄 수 있는 이 TED가 서울에서도 열리고 있다. 이미 작년 11월 'TEDxSeoul' 첫 행사가 열려, 낮 1시부터 10명의 강사가 18분씩 진행하는 강의 릴레이에 330명의 청중이 참가했다. 입장료는 3만원인데 티켓 판매 45분 만에 매진됐었다. 24일 신촌에서 두번째 TED 콘퍼런스가 열리고, 이번에는 겨우 10분 만에 350개 좌석이 매진됐다. 소설가 김영하씨, 제주 올레길을 만든 서명숙씨 등이 강의에 나선다.

"청중 대부분이 트위터를 통해 강의 정보를 보고 온 분들입니다. 30~40대 얼리어답터, 그러니까 사회 변화에 관심 많은 전문직 종사자들이죠. 때문에 이들을 18분간 매료시키고 메시지도 전하려면, 재밌고 새로운 개념의 강의가 필요해요. 지식콘서트의 개념이랄까요."

'TEDxSeoul'을 이끄는 사람은 30~40대 15명이다. 연세대 4학년 류한석(28) 씨가 미국 교환학생 시절에 어느 검색엔진 업체에서 일하다가 TED를 접했고, 라이선스를 가져오게 됐다. 그는 "TED 동영상 강의가 좋아서 주변 사람들을 위해 한국어로 번역해주다가 TED 관계자들과 인연이 닿아 한국에서 론칭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TEDxSeoul' 홈페이지(http://tedxseoul.com/wp/)를 만들고, 게시판을 통해 함께 일할 사람을 구했다. 그러자 잡지 '공간'의 박성태(46) 전 편집장을 비롯한 15명이 모였다. 이들은 본업을 유지하면서 TED 행사를 진행한다. TED를 통해 얻는 수익은 아직 없다.

"저희 목표는 한국만의 콘텐츠를 발굴해 세계 시장에 내놓는 겁니다. 영어권에서는 못 찾는 시각, 놓친 목소리를 발굴해 알리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