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아빠의 펀펀펀 재테크 33] 금리상승기의 빚테크 전략
“원금상환에 대출이자까지 올라서 걱정입니다.”
지난 9일 17개월 만에 기준금리가 2%에서 2.25%로 인상되면서 대출자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늘고 있다. 특히 2008년 기준 우리나라의 개인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140%로 미국(128%), 일본(112%), 프랑스(69%), 이탈리아(60%)에 비해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다. 경기호황으로 가계수입이 계속해서 증가한다면 큰 문제는 없겠지만, 정부가 금리인상 등의 출구전략을 통해 긴축정책에 나서는 상황이어서 주의가 요구된다.
개인뿐 아니라 정부 및 기초자치단체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2009년 기준 국가채무(중앙정부+지방정부)가 366조원으로 GDP대비 35.6%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하지만, 공기업 부채와 관리대상 국가채무를 감안한다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모라토리엄(채무의 상환을 연기하거나 유예하는 것)을 선언한 경기 성남시의 경우가 그렇다. 성남시는 재정자립도가 67.4%로 전국 247개 지자체중에서 8위에 해당될 정도로 살림살이가 비교적 넉넉한 편이었는데도 자칫 시(市) 재정에 구멍이 날 수도 있다는 경종을 울렸다.
이처럼 세계는 지금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이 최고의 화두가 되고 있다. 두바이 사태, 그리스 IMF구제금융, 성남시 모라토리엄 선언의 공통점은 바로 과도한 부채를 해결하기 위한 극약처방이었던 것이다.
2010년 1분기 기준으로 가계부채는 739조원이다. 1인당 국민총소득대비 개인부채 비율은 80%에 달한다. 가계자산의 대부분인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적극적인 부채관리가 필요하다. 이자는 소득의 30%를 넘어서면 안 된다. 사즉생의 각오로 부채를 줄이는 긴축이 절실한 시점에서 부채관리 전략을 제시한다.
◆자산목록을 만들고 빚 갚을 순서를 정하자
신용카드, 주택자금, 신용대출, 마이너스 대출…. 빚 없이 살아가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우선 가계의 재정 건전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이번 기회에 가계의 재무제표를 점검해보는 것도 좋다. 현재 가입한 금융상품ㆍ부동산ㆍ전세자금 등은 자산항목, 각종 대출은 부채항목으로 구분하여 가계의 건강상태를 점검한다.
부채관리의 제 1의 원칙은 고금리를 저금리로 혹은 상환을 하는 것이므로, 이자율이 높은 빚부터 갚아나가야 한다. 고금리 순서대로 빚을 정리한다면, ‘사채 > 현금서비스 > 카드론 > 신용대출 > 마이너스 대출> 주택담보대출’순이다. 이자가 자칫 연체되면 빚이 빚을 부르는 악순환에 신용등급까지 하락하게 된다.
또한 최근처럼 대출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당장 급한 목적자금이 아니면서 저금리로 투자하는 자산이 있다면, 과감히 깨서 금리가 높은 대출을 상환하는 것도 좋다.
◆무조건 갚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부채 없이 안전하게 자산을 운용하다가는 자칫 좋은 투자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상황에 따라서 적절한 레버리지를 활용한 과감한 투자도 필요하지만, 그 상황이 레버리지를 확대할 타이밍인지 축소할 타이밍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국내 경제지표만 보기보다는, 무역수지ㆍ국제경제ㆍ환율ㆍ금융시장 동향 등의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부채로 인한 문제는 궁극적인 원인인 부채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현재 유럽발 금융위기는 일단은 발등의 불부터 끄고 보자는 미봉책에 그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므로 레버리지를 확대해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또한 가계에서는 유사시에 가용할 수 있는 적절한 유동성을 보유해야 한다. 무조건 빚을 갚기보다는 3~6개월 정도의 비상금을 수시로 입출금이 되면서 금리를 주는 증권사의 CMAㆍMMFㆍRP 등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대출 갈아타기’는 수수료를 확인하고 결정하라
기준금리가 올라가면서 대출이자율도 오르면서 갈아타기를 고려하는 경우도 많다.
막무가내로 갈아타기보다는 금리인하를 요구해보는 것도 좋다. 금융기관은 보통 지점이나 본부 차원에서 금리를 에누리해줄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거래실적이 많다면 어렵지 않게 할인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또한 대출을 갈아타면서 대출금을 상환하게 되는데 이때 대출금의 0.5%~1.5%에 달하는 중도상환 수수료와 설정해지비용 등을 감안하여 결정하는 것이 좋다.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을 제시하는 펀드나 적금을 가입하기 위해 적잖은 발품과 시간을 투자한다. 그러나 헛되이 소비되는 항목을 한두 개만 줄이는 것 자체가 수익률이 된다.
빚도 마찬가지다. 빚을 상환하려면 현재의 소비를 줄여야 한다. 지출계획을 짜다 보면 10% 정도는 아낄 수 있는 항목이 있게 마련이다. 존경받는 부자들의 공통점은 무의미한 지출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자들의 절약정신을 배워야 한다.
▶딸기아빠 김종석은?
현재 우리투자증권 마포지점 WM팀장으로 ‘딸기아빠의 펀펀 재테크’ 저자이기도 하다.
온라인에서 ‘딸기아빠의 재무설계펀드 이야기’라는 카페를 운영해 재테크 분야의 고수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주식, 채권, 부동산, 세금 등 다방면에 전문가적 식견을 자랑한다. 신문, 잡지 등에 고정 칼럼을 기고하고 방송에도 자주 출연한다. 저서로 ‘딸기아빠의 펀펀 재테크’(굿인포메이션, 2007), ‘2010 실전재테크 시나리오’(링거스출판그룹, 2010), ‘재테크에 다시 미쳐라!’(인더북스, 2009), ‘2008 재테크 투자전략’(위즈덤하우스, 2008), ‘2007 부자들의 투자전략’(황금나침반, 2007) 등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