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달려라 이창호

〈총보〉(1~180)=비슷한 기풍끼리 맞싸울 경우 승패는 두 대국자의 지명도 차이에 의해 판가름날 때가 많다. 왕시가 끈덕지게 따라붙었지만 둘 간의 기량 차이는 미세하되 분명했다. 이창호는 초반 하변 전투에서 우위에 선 뒤 66의 정교한 응수로 흑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만약 참고도 1을 기다려 5까지 싸바르고 A로 품을 넓힌다는 흑의 구상대로 됐더라면 형세도 낙관할 수 없었다. 그 뒤 상변에서 82의 강수와 90, 92의 묘수가 결정타가 됐다.

이창호와 LG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이 대회 15년간 유일하게 '개근'한 세계 유일의 기사다. 통산 4회 제패로 LG배 최다우승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이창호 개인으로서도 4회 우승은 폐지된 동양증권배와 함께 단일기전 최다 우승 기록이다.

이창호가 마지막으로 LG배를 품은 대회가 2004년 8회 때였으니 어언 7년째로 접어들었다. LG배 최다 우승기록, 개인 단일기전 최다 우승기록 경신도 중요하지만 5년여 동안 계속된 세계 준우승 행진 마감이 급하다. 이창호의 이번 LG배를 특별히 기대하는 이유다. 어쩐지 예감이 좋다. (99…88, 138…115, 232수 끝 백 불계승, 180수 이후 줄임, 소비시간 백 3시간26분, 흑 2시간44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