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감독, 졸리와 악연 이번엔 끊을까

　"이번엔 졸리 무릎 꿇린다!"

강우석 감독과 안젤리나 졸리의 '악연'이 화제다.

'강철중'과 '원티드'로 한판 대결을 벌였던 이들이 극장가 최고 성수기인 여름방학 시즌을 놓고 다시 한번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이번엔 '이끼'와 '솔트'가 각각 손에 쥔 무기다.

이들의 악연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강우석 감독은 '충무로 구원투수'로서 '강철중'을 자신있게 내밀었다. 시사회 반응도 좋았고,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선 '500만까지는 무난히 가겠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여름 시장을 통째로 먹겠다"고 호언장담했던 강우석 감독은 지인들의 때이른 축하 전화 받기에 바빴다.

그러나 이게 웬일, '강철중'은 개봉한 지 일주일만에 '졸리 역풍'을 제대로 맞았다. '강철중'보다 한 주 늦게, 6월 26일 개봉된 '원티드'가 극장가를 무섭게 장악하면서 스크린수가 급감한 것. 개봉 2주차에 분위기를 확 띄우는데 실패한 '강철중'은 이어지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공격에 끝내 무릎을 꿇었다. 500만고지 돌파에 실패, 430만명에서 아쉽게 막을 내려야 했다. 이번에도 상황은 여러모로 닮은꼴이다. 일단 지난 14일 개봉된 '이끼'가 흥행 레이스에서 먼저 선두를 점했다. 25일 현재 관객수는 약 211만명. 개봉 14일만인 27일 손익분기점인 240만명을 가뿐히 넘어섰다. 올 상반기 개봉 한국영화 중 최고 기록이다.

그러나 '이끼' 팀은 오히려 개봉 때보다 더 고심하는 분위기. "이 추세대로라면 500만은 무난히 가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한결같이 "아직은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년 전 악몽을 떠올리며 "이번엔 졸리를 잡고야 말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것.

특히 23일 졸리가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 29일 개봉하는 '솔트'의 분위기 몰이에 나서는 것을 경계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정재영 박해일 등 주연배우들이 개봉 3주차인 31일 이례적으로 서울 지역을 돌며 무대인사를 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