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줄잇는 韓中戰

〈제1보〉(1~12)="올해는 한·중 대결이 유난히 많네요?" 바둑을 좋아하는 한 후배가 엄청난 사실이라도 발견한 듯 외친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다. 동일국가끼리의 대결을 우선적으로 피한다는 추첨 규정 때문. 중국이 본선 32강 중 꼭 절반인 16석을 차지한 상황에서 추첨 결과 한국 11, 일본 4, 대만 1명과 첫판을 겨루게 됐다. 한·중 과점(寡占) 현상이 지속되는 한 앞으로도 두 나라 기사는 끊임없이 맞붙을 것이다.

한국의 청년 맹장 최철한의 첫 상대는 중국 신예 장웨이지에(江維杰)로 결정됐다. 일단 지명도에서 하늘과 땅 차이지만 결코 만심할 수는 없다. 중국바둑의 허리층이 놀랍게 두터워진 데다, 험난한 통합예선을 뚫고 올라온 기본 역량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 흑을 잡게 된 최철한이 뜸 들이지 않고 우상귀 화점을 점령한다.

6은 요즘엔 '가'의 갈라침보다 이렇게 적극적 걸침을 더 선호하는 추세. 8로도 참고도 1로 전개, 흑2를 유도한 뒤 백으로 3연성(連星)을 펴는 포석이 최근 실험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9로 상대 옆구리에 갖다붙이는 변화도 무수한 변종(變種)이 쏟아져 나왔다. 12로 이은 다음 흑은 두고 싶은 곳이 여럿 보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