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이야기] 해녀학교 졸업한 海男들 전국선수권 출전

지난 22일 오후 7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수영장에 '오리발(핀·fin)'을 든 중년 남성 두 명이 수영복 차림으로 나타났다. 제주 한수풀해녀학교 1기 졸업생인 최춘호(53)씨와 이한영(37)씨다. 피부가 검게 그을린 두 해남(海男)은 25m 레인을 20분 동안 쉴 새 없이 오갔다. 잠시 쉬러 나온 이씨가 숨을 헐떡이자 뒤에서 지켜보던 최씨가 "이렇게 연습하다 인어(人魚) 되겠다"며 웃었다.

최씨와 이씨는 지난 6일 대한수중·핀수영협회에 정식 핀수영 선수로 등록됐다. 해녀와 해녀의 '물질(잠수 작업)'을 널리 알리려고 한수풀해녀학교 임명호(52) 교장과 함께 팀을 결성한 지 35일 만이었다. 최씨는 얼떨결에 대한민국 최고령 핀수영 선수가 됐다. 명색이 해남이지만 이들의 실력은 50m를 25초대에 주파하는 중학교 선수 수준이다. 선수 등록 직후 술, 담배를 끊고 삭발까지 한 이씨는 "일단 50m, 100m, 200m 전 종목에 출전해 무실격으로 완주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